동심을 지키는 방법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산타 대신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다. 그즈음 첫째 딸은 친구가 산타가 없다고 한다고 나한테 와서 일렀다. 나는 이제 알려줘야 하나, 하고 잠깐 숨을 삼켰지만 참았다. 내 입으로 동심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고, 선물을 통해 행복을 전하는 일이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있다고 믿는다고, 선물을 바라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 속아, 얘들아.) 산타의 선물이 아닐 뿐, 필요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묻고 대놓고 준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사랑은 같다.
회사에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키우는 한 분은, 내게 산타 직통 번호를 알려주었다.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산타와 통화하는 앱이었다. 그 집 아이도, 산타가 없다는 친구와 싸웠다고 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다 보니 친구의 동심을 지켜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을 리 없어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한숨 삼켰는데, 이 분은 산타와 통화를 시켜주었다고 하셨다. 대단한, 멋진 엄마다. 나는 번호를 받고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시즌이 되면 산타의 목소리가 궁금하긴 하다.
산타의 목소리는 아니더라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1955년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백화점이 신문에 '산타와 통화하라'는 광고를 냈는데, 여기에 적힌 전화번호 한 자리가 잘못 인쇄되었다. 그 잘못된 번호는 대륙방공사령부(CONAD, NORAD의 전신)으로 연결되었다. 어린 소녀가 산타클로스와 통화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당직 중이던 해리 숍 대령이 전화를 받아 재치 있게 산타의 위치를 추적해 알려주었다. 이 따뜻한 일화가 큰 반향을 얻으면서,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의 위치를 추적하고 알려주는 공식적인 전통이 생기게 된다.
미국 산지 표준시(MST) 기준
24일 오전 4시부터 자정까지
(한국 시간으로는 24일 저녁부터
25일 오후까지)
+1 (877) 446-6723
국제통화료 발생함
www.noradsanta.org
위치 추적 가능
모든 정보가 검색되고, 클릭 하나에 많은 일이 이루어지는 시대에도 동심을 지키려는 노력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회사에서 지역 취약 아동에게 산타 선물을 주는 행사를 해서, 두 아이의 산타가 되기로 했다. 선물받고 싶은 것은 쿠로미 인형과 솜인형 만들기 세트이다.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그 마음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매년 회자되 듯, 크리스마스에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소중하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그 마음 나누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
Happ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