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호랑이처럼 당당하고 여유롭게 지내리라
다이어리를 준비하고 새해의 10대 목표를 세워가며 나를 몰아세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한다고 잘 살아지지는 않더라는 사실을 몇 해동안의 목표 실패를 거쳐 알게 된 후 새해를 맞는 루틴이 없어졌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 새해가 별 건가? 달력 바꾸는 일이지.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이런 마음으로는 연말 시상식도 의미가 없고, 새해 해맞이도 의미가 없다.
올해는 갑자기 아이들의 요청으로 새해맞이 해돋이를 보러 근처 낮은 산으로 올라갔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채우고, 작은 컵라면을 챙기고, 타 먹을 수 있는 커피까지 야무지게 챙겨 새벽 4시에 일어나 산행을 시작했다. 도착한 곳은 산행을 시작하는 공원 정도의 위치, 그러니까 약간 낮은 산허리였다. 너무 일찍 나섰는지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어두운 공원 나무 벤치에 앉아 우물쭈물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속속 사람들이 올라왔다. 놀라웠던 건, 새해 해돋이를 보러 끊임없이 사람들이 올라와, 인산인해 속에서 해를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해가 뜨든 말든 쉬는 날이라고 해가 뜬 후에 느지막이 눈을 뜨는 사람들이 모르는, 해돋이의 세계였다. 뉴스에서 보던 해돋이 명소의 풍경 속에 들어와 있게 된 나는 해가 떠오르는 순간 내 마음에서도 뜨거운 무언가 떠오르는 듯 감동했다.
추위에 둔해진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몸을 녹이고 떡국을 먹었다. 우리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무언가 해냈다는 포만감을 공유했다. 해돋이를 봤다고 인생이 바뀔 리 없다. 하지만 해돋이를 보는 부지런하고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시도할 확률, 해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무엇이었을까, 그날 내 마음에서 떠오른 것은, 그리고 그날의 해가 내 마음에서 밝힌 곳은. 글을 쓰고 싶었던 열망이었을까? 그때 찍은 해돋이 사진을 종종 열어보았다. 그날의 해가 별나게 아름다웠거나 유독 밝았던 것도 아닐 텐데, 새해 첫날의 해가 내 마음의 무언가를 열어놓은 것처럼, 나는 지난 1년간 새로운 시도를 했다.
2026년이 눈앞이다. 일 년에 한 번쯤은 내 마음을 뜨겁게 비추는 그 해의 떠오름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2026년 목표는 딱 하나,
2025년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내가 어린 나보다는 늙었지만, 늙은 만큼 성장하리라는 다짐을 해본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자문자답을 하며, 2026년을 맞아본다.
호랑이처럼 당당하고 여유롭게,
한 해가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