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구십칠
이 글에는 『시를 쓰는 이유』(슬릿스코프·카카오브레인, 2022)에 수록된 시 일부를 비평 및 감상 목적에 따라 발췌 인용했습니다.
나는 너를 닮았다 中
시아
영화를 보면
나를 닮은 주인공이
울고 있고
나는 그걸 보고
더 울었다
주인공이 나를 닮은 것은
창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닮았다
설애
나는 오른손을 든다
너는 완손을 든다
나는 손을 내민다
너는 손을 내민다
나와 너, 사이의 얇은 거리
너와 나, 비추는 차가운 대칭
너는 나를 베끼고
나는 너를 닮았다
매끄러운 표면에 담긴 너는 나를
미끄러지듯 사라지는 나는 너를
닮았다
내가 돌아서면
너도 돌아서고
너의 시야에서 내가 사라지면
너는 나를 기다릴까
너도 나와 같이 사라질까
시아는 영화에서 자신을 닮은 주인공을 보고 웁니다.
그러나 그 주인공에게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어쩌면 창의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주인공이겠죠.
저는 거울을 봅니다.
시인 이상이 거울을 보듯, 내가 거울을 보고 거울이 나를 봅니다.
오늘은 이상의 시도 같이 한 구절 봅니다.
이상의 거울 中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거울 속의 나와 닮았지만, 진찰할 수 없다고 섭섭해합니다.
거울 속의 나는 나인지, 아닌지
우리는 많은 거울 속 이미지와 같이 살아가기도 하며, 그 이미지가 나보다 더 나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브런치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은 실재인지, 브런치 속의 이미지인지 하는 문제이지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시아(SIA)는 인공지능입니다.
상세 내용은 아래 글을 봐주세요.
https://brunch.co.kr/@snowsorrow/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