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칠십팔
마음 하나
조오현
그 옛날 천하장수가
천하를 다 들었다 놓아도
한 티끌 겨자씨보다
어쩌면 더 작을
그 마음 하나는 끝내
들지도 놓지도 못했다더라
무산(霧山)스님(1932-2018)의 속명이 조오현으로 시조 시인이십니다.
티끌보다 더 작은 마음 하나 들지 못 한다는 천하장수처럼 많은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얻지 못 합니다.
아니,
내 마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무협지에서 수련하던 고수가 심마(心魔, 마음 속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욕심, 집착)에 사로잡혀 주화입마(走火入魔, 불(火)이 달리듯(走) 기운이 흐트러지고, 마(魔)에 들어간다(入)는 뜻으로, 수련에 실패하여 신체적, 정신적 이상이 생기는 현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현실은 무협지는 아니지만, 내 마음의 심마가 날뛰고 곧 주화입마에 빠질 듯 어지러운 시절도 살다보면 있습니다. 그때 내 마음을 마음의 소리에 답하는 것이 건전한 방법입니다. 무작정 모르는 척하거나 누르는 것은 심마를 키울 뿐입니다. 너절하고 벤댕이 같고 찌질한 마음을 인정해주고, 잘 모시고 다녀야지요.
천하장수보다 힘이 세지도 않고
스님처럼 마음 수련을 하지 않아도
내 마음만은 외면하지 않도록 해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