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칠십육
사랑굿 1
김초혜
그대 내게 오지 않음은
만남이 싫어 아니라
떠남을
두려워함인 것을 압니다
나의 눈물이 당신인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감추어 두는 숨은 뜻은
버릴래야 버릴 수 없고
얻을래야 얻을 수 없는
화염(火焰) 때문임을 압니다
곁에 있는 아픔도 아픔이지만
보내는 아픔이 더 크기에
그립고 사는
사랑의 혹법(酷法)을 압니다
두 마음이 맞비치어
모든 것 되어도
갖고 싶어 갖지 않는
사랑의 보(褓)를 묶을 줄 압니다.
곁에 있는 아픔도 아픔이지만
보내는 아픔이 더 크기에
사랑은 개별적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보편의 감정이기도 합니다.
사랑하지 않고 사는 법은 배울 수 없습니다.
사랑하며 사는 법은 평생 배워야합니다.
곁에 있어 아프고, 보내서 더 아픈 마음은
결국 이별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갖고 싶어 갖지 않는
사랑의 보(褓)를 묶을 줄 압니다.
사랑의 보(褓, 포대기)를 묶는 것은
거리둘 줄 아는 사랑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아기를 업은 엄마의 포대기가 아니라,
서로의 길을 가면서도 손잡고 가는 거리의 '보'라고,
성숙한 사랑이라고 해석합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