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칠십사
1920년 추운 겨울날, 어느 공원에서 시각장애인이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목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있었습니다.
I am a blind
나는 맹인입니다
불쌍하였으나,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지는 못 했습니다.
지나가던 한 사람이 글귀를 바꾸어 주고,
그의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주고,
위로를 건네고 갔습니다.
뭐라고 바꿔놓았을까요?
Spring is coming soon, but I can’t see it.
곧 봄이 옵니다, 그러나 저는 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글귀를 바꾸어 준 것은 유명한 시인(유력한 사람은 프랑스 초현실주의 시인 앙드레 브리통(André Breton))이라고 합니다. 시인이 누구든, 이 일화에서 시의 영향력을 봅니다.
시는 사람의 마음을 그려주고, 안아주고, 울려주는 표현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울림이 이 일화처럼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당장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시를 읽으며 아름다운 세상의 한 켠을 같이 보았으면 합니다.
저도, 언젠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시를 한 편 써보고 싶습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