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때처럼 돌아온 마감 책.

반년 동안 나와의 약속, 읽고 새겨볼 책들.

by 화몽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처럼 설렘을 주는 단어 '처음'. 그러나 처음이라는 말은 꽃샘추위의 시린 바람과 결이 닮았다. 첫사랑, 첫 만남, 첫 시험, 첫 출근, 첫 등교 등등 처음이라는 명사가 접두어로 변신하여 수많은 단어들에 새로운 감정을 입혀준다. 2005년 3월에 첫 아이는 나를 찾아왔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감정, 그것을 내게 알려주기 위함이었다는 듯. 생명이 주는 놀라운 기쁨의 크기는 진정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나는 조금 특이하게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입국하지 않고 다시 출국장을 향했다. 북경이라는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다시 떠났다. 그리고 그해 쭈니가 내게 찾아왔다. 첫 임신, 첫아이, 첫 태몽, 첫 입덧, 첫 태동, 첫 출산, 첫울음... 쭈니는 내게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종합 선물세트였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이번 생에 엄마는 처음인지라 쭈니를 잘 키우겠다는 생각만 막연히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를 책과 놀게 하라.’라는 문구를 스치듯 보았다. 나도 평생 친한적이 없던 책과 쭈니와 가깝게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첫 목표가 생겼다.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게 문제였다. 북경에서 물음표를 던질 곳은 넓디넓은 인터넷 바다뿐이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라는 네이버 카페에 닻을 내렸다.


낯선 곳에서 아이와 나 둘 뿐이었다. 그래서 인터넷 브라우저 너머로 만나는 또래 엄마들, 선배 엄마들과 소중한 인연들이 되었다. 아이에게 읽어준 책들 이야기, 읽은 후 놀아준 이야기, 나들이 이야기, 먹거리 이야기 등등을 나누면 시간이 가는지 모르게 하루해가 지곤 했다. 나 또한 멀리서 아이와 지내는 이야기들을 일기처럼 올리며 댓글을 나누곤 했다. 이곳이 내게 첫 육아서였다. 덕분에 쭈니와 둘째 유니까지 즐거운 그림책 세상에서 쑥쑥 자랐다. 스스로 읽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그림책 카페에서 멀어졌다. 가끔 들여다보며 사진첩을 뒤적이듯 추억에 잠기며 혼자 킥킥 거리기도 했다. 그곳에는 '마감 책 읽기'라는 북마미만을 위한 코너가 있었다. 말 그대로 대로 마감 순서를 정해놓고 자신의 날짜에 책에 대한 글을 올리면 되었다. 아이들이 멀어졌다고 나까지 그럴 순 없다며 두어 번 참여했지만 끝까지 해내지 못한 채 시간을 흘러갔다.

작년 초 이곳을 다시 두드렸다. 오래전 알림을 켜놓은 게시판에서 새 글이 올라왔음을 알렸다. 새 마감 책 멤버

모집. 아이들도 크고 나 자신을 찾아보자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래, 이거야!'를 외치며 호기 넘치게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러나 다사다난했던 작년, 서너 권의 책 마감을 겨우 사수하고 2021년의 새날이 밝았다. 이번에도 곧 새 멤버를 모집한다는 메시지가 까만 핸드폰 화면에 불을 켜며 또로롱 떠올랐다.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기에 인연이 닿으면 하고... 라며 맘을 고이 접으려던 12월 마지막 날 아침. 식구들의 아침 준비를 하고 간 단방의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에 손을 올린 그 순간. 나는 이미 새 마감 책 모집에 첫 번째 댓글을 달고 있었다. 인연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반년 동안 10권의 책을 읽고 간단한 글을 남긴다는 일. 이 도전이 지금까지의 내게는 꽤 무모했던 것 같다. 매번 마감 책 선정에 마감에 맞춰 책을 읽고 단상을 남길 힘까지 다 쥐어짠듯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숨을 고르고 쉽고 꼭 읽어야 하는데 여태 먼지가 쌓여 있던 책들로 골랐다. 민음사 고전 5권과 미술과 예술에 관한 책으로 나머지 목록을 채웠다. 사실 이미 읽었던 책도 있다. 눈으로만 읽었지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해 아쉬움이 산처럼 쌓였다. 이번이 기회일지 모른다. 마지막 기회라는 서슬이 퍼런 다짐은 아니하리라. 책 읽기의 즐거움을 숙제로 만들지 말고 미리 마중 나가봐야지. 처음의 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처음의 마음을 담아볼 수는 있겠지. 2021년은 망고 망고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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