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가 된 나, 거울 앞에 서다.

by 화몽

설거지를 하거나 청소기를 밀며 집안을 오갈 때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시멘트처럼 굳는다. 로봇 같은 얼굴이 되고 만다. 동양인은 얼굴의 구조상 서양인의 표정에 비해 웃는 근육의 힘이 빨리 빠진다. 입꼬리가 처지고 하관이 네모난 형상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인자함이 느껴지기보다는 중후한 표정의 어르신들이 주변에 많으신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중력의 힘이 더 크게 나를 잡아 끈다. 몸무게가 늘지 않아도 땅에 저항하는 힘이 줄어든다. 쉽게 처지며 아무렇게나 주저앉고 묶어야 할 끈을 놓아버린다. 젊다고 칭할 수 있던 시절에는 보이지 않았던 세월의 처짐이 주변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유년시절 엄마가 입던 펑퍼짐한 고무줄 바지의 그것처럼 탄성을 잃어간다. 허리춤을 잡아끌어 올려보기도 하고 늘어난 고무줄을 묶어보기도 하지만 힘을 잃어버린 그것은 이내 끊어져버린다. 나이가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 그것이 가슴에 비수가되어 꽂히는 순간이다.


나는 내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거울 앞에 당당히 설 자신이 있는가?


내 나이가 40대 중반이 닿은 요즘 아름다운 얼굴에 대한 기준이 바뀌고 있다. 티브이에나 나올법한 얼굴, 주름 하나 없고 탱탱볼 같은 그 녀. 투명한 피부와 입꼬리가 광대 한가운데까지 올라가 있는 표정의 그. 이전 같으면 부러움에 이불 킥할 법도 한 아름다움이 감동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한 면면이 정반대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표정의 너머를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고 가슴 안에 담겨있는 마음이라는 것의 다양한 감정의 왜곡을 손톱 끝에 끼어있는 먼지만큼 알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세월의 흔적이라 말하고 늙어가는 증거라 눈물지을지 모르지만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파도에 당당히 맞서야 바다의 깊이를 알 수 있다지만 가끔은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하나의 길이 될 수도 있다. 강직함과 유연함 이 상반된 이미지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것이 나이가 들어감이 아닐까? 그것이 내 얼굴에 자연스럽게 새겨지는 시간의 고랑 이리라. 웃자 웃을 일이 없어도 웃자. 넘실거리는 파도의 모습처럼 입과 마음을 움직이다 보면 세월을 비껴갈 순 없어도 앞서 가지는 아니할 테니.


나의 얼굴에서 풍상이 배어나온다.

잠든 내 얼굴에서는 더 많이 배어나온다고 한다.

그런 나를 좋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낡은 책, 해진 가방, 오래된 찻잔, 빛바랜 사진들......

길을 걷다가도 나는

낡은 것들에 번번이 카메라를 들이댄다.

녹슨 문고리가 있는 칠 벗겨진 대문,

주름깊은 노인들이 나와 앉아 노는 모습,

버려진 의자, 오래된 간판, 더 오래된 거목, 더 오래된 유적지를

만날 때마다 이상한 기쁨이 차오른다.

나의 얼굴에 담긴 풍상에 대해

나의 잠든 얼굴에 담긴 더 깊은 풍상에 대해

어제는 시를 썼다.

<풍상에 대하여>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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