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뉘에 기댄다

'공심재. 신나는 글쓰기 2기' A08_모방하기.

by 화몽

나를 향해 내리 꽂히는

햇살,

뽀이얀 살품에 달려드는 빛을

쉬이 안아낼 수 없었다.


그림자 속으로

너를 등에 맞대고

생명을 잃어가는

나무 둥지를 안고

몸을 동그랗게 더 그렇게 향하며


빛의 벼랑으로 뒷걸음친다.

나를 재촉하는 바람의 부름에 귀를 닫고

망울이 토해내는 새 생명의 향기도 거부한 채


그렇게 까만 밤

바닷속으로 나를 던져버렸다

그럼에도 살아가짐에 내뱉은 하이얀 물거품은

달빛에 반짝이는 모래 위에 나를 올려놓으니

고개를 그어내어도

나는 너의 위에 누워있음에


매일 꾸던 꿈처럼

아침은 밝아오고

달아나려 하면 할수록

설렘으로 가득한 숨결에 휘감긴 채

연둣빛 새싹이 매달린 나뭇가지로

네게 간다


영원히 오지 않을 듯한 이 계절도

종국엔 터질듯한 그리움을 터트릴 테니

네게 눈물로 힘겨이 말을 트겠지


해바라기 할 수밖에 없었노라

모든 것을 잉태한 이 계절 탓이 아니라고

네가 택한 것이 나임에

나를 포기 하노라

그게 내가 네게 안기는 길이라

고...




이번 과제는 '모방하기'입니다. 제가 너무나 애정 하는 '푸른 밤'을 따라 써 보았어요. 결국 너에게 가는 사랑.


푸른 밤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길이었다


까마득한 밤 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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