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세상을 향해 도전 중이에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이가 제게 전해준 응원의 메시지.

by 화몽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그 이는 누구인가요?

쉽게 던지나 답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질문이에요. 그러나 질문을 다 읽기도 전에 뽀로롱하며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애정의 마음을 풀어내려 키보드를 두드리니 연이어 그리워지는 이가 있네요. 엄마와 아이, 아이와 엄마란 이렇게 높푸른 하늘처럼 투명하나 그 무엇보다 질긴 실처럼 이어진듯해요. 마음이 향하는 이에 대한 질문에 일각도 지체 않고 나의 아이가 떠오르듯 나를 그렇게 바라봐주는 엄마가 자연스레 이어지니. 이 연을 이어낸 끈의 힘은 그 무엇보다 강할듯해요. 제게 아이들은 사랑이라는 단어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네요. 사랑과 아이들은 동의어인 셈이죠. 특히 둘째 아이는 찰떡처럼 제 심장 밑에 붙어 콩딱 콩딱 같이 호흡을 나눠요. 책을 읽고 있노라면 제 무릎 위에 앉아 고양이처럼 몸을 말아 올리고 저를 바라보는 녀석. 햇살을 닮은 눈빛으로 저를 해바라기 하는 그 아이를. 어찌 제 자신보다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어느새 둘째 아이는 제 존재의 이유, 그 이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중국 북경에 거주하며 온라인으로 대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대부분의 전업맘들이 그렇듯 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매우 버거운 일이더라고요. 학비도 큰 부담이 되고, 가족들에게 할애되던 시간을 제게 쓰려니 꿈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마음은 항상 뜨거운 냄비 같았습니다. 이번 학기는 두 번째 학기예요. 사실 신학기 등록을 이삼일 남기고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요. ‘이왕 시작한 공부 일단은 계속해보자.’라는 맘으로 자정을 넘기기 직전에 등록 버튼을 꾸욱 눌렀어요. 그렇게 제 봄학기는 핑크빛으로 시작했지만 큰아이의 학교생활은 여전히 추운 겨울에서 넘어오지를 않고 꽁꽁 얼어붙어있어요. 큰 아이는 지금 한국에 있답니다. 가족 곁에 데리고 오려는데 비자 발급은 더 어려워져만 가요. 설상가상으로 한국 코로나 확진자 수는 수직상승을 거듭해 500명대를 돌파했어요. 고1인 아이의 미래가 걸려있는데 연이은 제 의사결정이 와르르 무너져감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답니다. 중국 양회가 끝나면 비자 문제가 좀 해결되리라 믿었지만 3월이 다 지나 4월도 절반이 흘렀는데 좋은 소식은 없네요. 당사자인 큰아이와 저, 남편의 스트레스 지수는 하늘을 뚫고 우주로 날아갈 지경이 되었답니다. 아이의 앞날이 걸려있는데 저희 부부가 손을 쓸 수 있는 일이 단 하나도 없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우의 수를 여러 갈래로 펼치며 최악의 순간을 대비해야 하나 싶었어요.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니 이런 상황에서 내 공부를 계속해나가야 하나라는 고민이 다시 고개를 비쭉 들었답니다. '아이들이 먼저지 내 공부는 후일에 다시 시작해도 되는데.'라는 생각에 휴학이나 자퇴를 고려하고 교수님과 의논을 마치고 창밖으로 멍한 시선만 던져놓고 식탁 의자에 덩그러니 앉았습니다. 때 마침 제 앞을 지나가는 둘째 아이에게 ‘엄마가 미안해.’라며 실은 큰 녀석에게 하고픈 말을 대신 건넸어요.

‘뭐가? 미안해? 엄마.’
‘엄마가... 요즘 엄마 생각만 하고 엄마가 하고픈 일들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미안해. 엄마 공부 그만할까?’
‘음...... 아냐 엄마, 엄마는 지금 도전하고 있잖아. 난 그런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난 괜찮아. 엄마가 하고픈 거 먼저 해. 그게 공부면 계속해야지.’
눈물이 또르르 흐르려는 것을 눈꺼풀로 틀어막았습니다. 아이의 한마디에 큰 힘을 얻었어요. 이렇게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주는 이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아! 한국에 계신 엄마? 구구절절 미사여구가 길게 늘어지지 않아도 한 마디에서 느껴지는 진심. 둘째 아이가 제가 준 크나큰 선물이었답니다. 제 도전을 인정해주고 힘을 실어주는 마음. 비록 바로 제 방으로 들어가 깔깔거리며 친구들과 게임시간을 가졌지만요. 그 즐거운 소리에 그것 또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는 공부에 아이는 오늘 밤 치킨파티에 도전해보는 거죠.


내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사랑이라죠? 제 소중한 존재들의 행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아이의 눈에서 바라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해보면 되겠지요? 내 감정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봐야겠어요. 두 손 꼭 잡고 발맞춰 걸으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몇 가지 다짐을 해보아요.

첫째, 아이의 말에 항상 귀 기울여요.
둘째, 아이가 내게 건넨 말들에 진심으로 답해요.
셋째,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이 세 가지 말들을 아끼지 말고 해주려 해요. 제게 이런 감정이 들 때 미루지 말고 전하렵니다. 대신 쉽게 던지는 말이 아닌 정확하게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낀 순간이 있을 때만요. 소중한 단어들이기에 육하원칙에 따라 아이와 이 순간을 공유해요. 아끼지 말고 해야 할 말들이지만 그렇다고 헤프게 던져도 안될 듯해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지금 이 순간은 흐르면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그 사람에게 당신의 마음을 전해보시지 않을래요? 전 맛있는 간식을 준비하렵니다. 달콤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솔솔 뿌려서 말이죠.


아!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시는 당신에게도 이 말 꼭 드리고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