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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Oct 03. 2021

작은 가지

20211002. 토요일의 캘리그래피 일기 012th Day.


국경절 휴일 이틀째. 여느 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가볍게 운동을 마치고 미용실로 향했다. 남편은 이발을 하고 나는 며칠 전 뿌리 염색한 것을 리터칭. 새치가 너무 많아져 어지간한 색으로는 커버가 어려워진듯하다. 희끗한 부분들은 사라졌지만 한 톤 어두워진 머리가 오늘의 하늘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오늘의 양식을 위해 베이징 외곽, 순이 지역에 위치한 대형할인마트인 쌤스로 출발. 연휴 사이의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인다. 게다가 쭈니가 좋아하는 스시가 품절. 내가 먹고 싶었던 치아바타 샌드도 없다. 대신 푸짐한 샐러드와 브리또 한 상자, 뺑 오 쇼콜라~를 한 박스 담았다. 나의 비타민 레몬도 한 봉지. 치즈도 두어 종류 넣고 아이들 스테이크 해줄 적당한 등심 덩어리를 골랐다. 시계를 보니 벌써 1시가 넘어가려 한다. 장본 음식들로 점심을 순식간에 해결하고 정리하니 밖이 어둑어둑해진다. 이렇게 오늘도 저물어 가는구나. 가는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해야지.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는 내게도 나의 소중한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엄마가 할아버지를 모시며 지내시는 것을 보고 자란 내가 나도 모르게 익히게 된 중요한 것들처럼 말이다.  보고 자란 것은 습관처럼 몸에 스며들게 된다. 오늘의 일기가 초록빛 나무의 작은 가지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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