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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Oct 16. 2021

현실타임

캘리그래피 일기 025h Day.


적당한 탄력을 지닌 하루. 뭔가에 쫓기듯 바삐 뛰어다니지 아니하고  질질 끌리듯 늘어지지도 아니한. 말 그대도 온전히 '현실 타임'애 젖어든 날이다. 요즘 트렌드에 따르면 확 줄여 '현타'가 제대로 온 날이다. 보통 현타라고 하면 우울감과 연결 짓는데 오늘의 현타는 그것과 많이 다르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인 것. 우울하거나 우쭐거리지도 않는다. 모든 일이 적당히 할만하다 느끼고  있다.


마음의 조절이 힘들 때 오는 대표적 병이 두 가지가 있다. 우울증과 조울증이 그것이다. 아! 나는 절대 이분야의 전문가가 아님을... 그러나 내가 아는안에서 나는 우울증과는 매우 거리가 먼 사람이다. 감정의 파고가 격하게 커서 그만큼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내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 정 반대다. 수만 년 동안 쉬고 있던 활화산이 터져 나오듯 응어리들이 한순간 펑 하고 터져버린다.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 내게 오늘의 감정은 신비스럽다. 조용히 놓여있는 악기의 현처럼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듯하다. 나의 주변의 상황이 이렇게 번잡스러운데도 말이다. 하나씩 서두르지 말고 매듭을 엮고 엉킨 것은 풀어나가면 될듯하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말이다. 심신이 평온하다. 이런 내가 낯설지만 정녕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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