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36th Day
수업이 있어 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준비한 수업내용을 다시 한번 체크하면서 아침을 먹고 같이 나눌 간식과 나의 점심을 가방에 던져 넣고 서둘러 나왔다. 요즘 집 근처는 온통 공사판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 화단 공사라니 좀 어처구니없지만 그들의 이유가 자리하고 있으리라. 덕분에 공용자전거를 타려면 단지 밖으로 꽤 걸어 나와야 한다. 크래커 하나를 입안에 굴려 넣고 걸음의 속도를 높인다.
핸들과 앞바퀴를 체크하고 QR코드로 자물쇠를 연다. 툭하고 오른발로 땅을 박차고 출발. 해가 나서 그런지 자전거 페달을 좀 밟았더니 등에 송골송골 땀들이 맺힌다. 상쾌 경쾌 유쾌. 더도 덜도 없이 세 번, 쾌쾌쾌. 좋다. 도로시처럼 딱딱딱 세 번 발끝을 두드리면 마음속이 빵빵해지게 콧노래를 부르며 날아오른다. 둥그런 바퀴는 아스팔트 위를 내치고 앞을 향해 굴러가지만 나는 새털처럼 가벼이 새로운 시간들 사이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