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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Nov 02. 2021

유치한 그녀

캘리그래피 일기 041th Day.

쭈니 학교 영어 과제. < the Glass Castle > 을 읽고 한 명의 인물을 골라 분석하고 그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평면 또는 입체 작품을 만들고 5분 안에 발표하기. 나의 걱정이 1티스푼이라면 녀석의 걱정은 항상 커다란 드럼통이 차고 넘친다. 걱정 자체가 걱정이라 무언가 시작하는 것 또한 걱정이라는 아이. 힘들다 외치지 말고 힘내자. 쭈니야!


쭈니의 선택은 엄마, 로즈메리.

쭈니가 그녀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미쳤단다. 그녀는 책임감 없고 권력자를 싫어한다. 타인을 신경 쓰지 않고 예술 세계에 집착하며 자신의 생각 속에서 갇혀있다. 현대사회의 구조 자체를 거부한다. 한마디로 자신만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결국 뉴욕의 홈리스로 살아가는 것을 선택. 그래 그녀는 유아다. 사회화가 덜 된 어린이. 다수의 잣대로 만든 세상에서 삐딱하게 벗어난 삶을 산다.


쭈니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은근 그녀와 내가 닮아있다. 유치함의 정도가 조금 다를 뿐이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지인들에게 난 이런 말을 종종 한다. 영원히 4살로 살 거라고. 딱 그녀다. 그래도 홈리스는 시져시져. 앙해앙해.


어찌 되었던 그녀를 상징하는 표현물로 색안경을 만든다. 세상은 아름다워. 사랑스러운 핑크빛 세상이 그녀가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녀는 이 안경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했고, 나는 잿빛 공간에 물들어간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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