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몽 Nov 11. 2021

잊혀가는 뜨거움

캘리그래피 일기 050th Day


이른 눈으로 으름장을 놓던 북경의 초겨울이 생각보다는 가볍다. 지난주 내내 돌아온 북경의 찌뿌둥한 잿빛 하늘을 첫눈이 씻어냈다. 한 치 앞도 뿌옇게 보이던 시야기 이번 주 내내 푸르디푸르다. 나도 그 빛을 쫓아 푸르고프다. 우뚝 솟은 그곳에 네가 있다.


집콕순이지만 이런 날은 바람을 따라야 한다. 서둘러 나선다. 찜콕해놓았던 미술관으로 페달을 밟는다.

와... 좋다. 정말 좋을 때는 매달리는 수식어들이 오히려 그 의미를 반감시킨다.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마음은 그 자체가 값지다.

오늘 미술관에서 만난 그림들이 그러하다. 수수한 색감과 표현들이 작가의 심성을 고스란히 비춰낸다.

고개를 돌리면 만날법한 풍경과 사람들이 캔버스 안에 따스하게 자리 잡고 있다. 동양화, 유화, 판화, 수채화, 스케치 습작들...


작가가 시선이  나의 눈이 되어 그와 함께 세상을 바라본다. 잊혀가는  뜨거움. 닮고 싶다. 그리워져 그리고 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킾고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