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56th Day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이 된다면 우리 인생이 좋기만 할까? 북경을 떠나기 전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한 곳. 중국 미술관에 가려고 여권까지 책상 위에 딱 올려놓고 잠을 청했다. 어제 밤새 몇 번을 깨며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더니...
아침부터 여기저기 펑크가 난다. '시간이 좀 늦어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도 미술관으로 가열하게 출발한다. 그래도... 그런데... 바퀴를 신나게 굴리다 보니 아차차! 여권을 그대로 두고... 온 게 생각난다. 그래도 가고 싶다. 그러니까 간다.
그런데 예약을 안 해서 못 들어간단다. 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다음 주에 꼭 다시 오기로 하고 근처를 굴러다니다 커피와 치즈케이크 한 조각에 시나몬롤을 잘라 입안에 쏙. 이것이면 충분하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근처에 신기한 라떼를 파는 다른 커피집으로 고고고. 맛집 소개 앱에서도 점수가 어마 무시하다. 메뉴들이 좀 의아하긴 하지만 대체 이렇게 정교한 라테아트라니 꼭 보고 싶다. 그런데 아차차. 라테아트가 아니다. 식용색소로 그려진 필름을 다 식은 밍밍한 라테 위에 처억 올려붙여놓은 것. 실망실밍 대실망. 폭망폭망 대폭망.
힣구~ 햐힣... 퓨퓨퓨... 한숨이 퓌시식하고 자동으로 새어 나온다. 그래도 이곳에 오느라 재미있는 상점들을 몇 군데 보았으니 쌤쌤으로 치고 이제 집으로 간다. 또 따른 하루가 시작되는 곳,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