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82thDay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이 삼백육십오일이 되고 또 그날들이 모인 한 해, 두 해... 가 더해져 이 달이 지나 새해가 되면 내가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지도 5년을 넘어선다. 누군가의 말대로 난 참 독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이 나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정말이지 한두 번을 넘지 않는다. 처음 시작할 즈음 가족들과의 저녁 약속이 전부다. 지인들과의 약속은 모두 낮에 하고 혹 생기는 저녁 약속에는 나 혼자 물을 마시곤 했다. 주변에서 이젠 알아서들 나와의 만남은 점심시간으로 잡는다.
북경을 떠나면서 남편의 대학 동창이자 동아리 친구 가족과 첫인사 겸 마지막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나의 사정을 말해 낮 시간으로 약속을 잡기는 어려우니 일단 따라나선다. 자연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하하 호호 웃으며 맛있게 먹고 삼심 여분 땀을 쭉 뺀다. 5년 만에 처음 먹은 저녁도 나쁘지 않다. 돌아오는 10년 차 기념으로 저녁식사를 잡아볼까? 차가운 밤공기도 제법 따스하게 느껴지는 겨울. 너무 빡빡하게 살지는 말자. 일부로 조이지 않아도 세상이 만만치 않으니 종종 풀어지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