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86thDay
우당탕탕... 지금 시간은 7시 22분.
지금 달려 나가야 스쿨버스를 탈 수 있다. 두 아드님이 뒤통수로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내지르고는 달려 나간다. 이내 쾅하고 문이 닫히고 나는 소파에 기대 눕는다.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온다. 방금 쌩하고 달려 나간 아이들처럼 요 며칠을 달렸더니 몸이 신호를 보낸다. 지금은 좀 쉬어야 할 때라고. 잠이 드는 순간까지 오늘 해야 할 일들의 잔상이 아른거리지만 닫히는 문의 무게에 나를 맡기고 무릎담요를 끌어당긴다. 따스함에 몸을 맡기고 남아있는 일들의 마침표 자리에 쉼표를 콕 찍어 본다. 겹겹이 쌓여있는 지난 시간이 새털처럼 가벼워져 눈이 떠지면 그때 생각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