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91thDay
오전 수업을 마치고 작은 도서관 앞으로 자전거 바퀴를 빠르게 굴려 달려간다. 1시까지 도착하려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밟아야 한다. 끼익하고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아스팔트를 빗겨 멈추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마침 위챗 알람이 미리 음식을 주문했다며 식기 전에 오시라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 살피니 바로 앞에 오늘 만날 두 분이 앉아있다. 독서모임에서 도서관에 기증한 책갈피 뒷면 명언을 캘리로 써주면 안 되겠냐 부탁을 하셔서 흔쾌히 응해드렸더니 꼭 점심을 사고 싶으시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오늘의 시간도 쏜살같이 날아간다. YS 씨와 도서관에 잠시 들려 캘리 작품들을 판매할 자리에 눈도장을 찍는다. 은근히 걱정이 되지만 첫 판매하는 자리라 심장이 콩닥콩닥. 수익금은 전액 기증하는 형태고 도서관도 개관 7주념 기념이라 판매액을 많이 낮춰잡아야 하지만 그래도 흐미 너무나 떨리는 거. 얼른 집에 가서 집안일 마치고 몇 개 더 작업해 봐야지. 내일 수업 준비도 해야는데.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이 없을지라도. 보이지 않는 형태로 나의 가슴 깊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을 테니, 파이팅! 자! 이제 집으로 다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