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104thDay
아이들의 첫 등교일. 새로운 학교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옮긴다. 7시 45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서둘러 나선다. 시간이 조금 빠듯하여 아이들을 재촉한다. 기분 좋은 긴장감. 약간 쌀쌀한 정도의 상해 겨울 아침이 주는 인상 또한 코끝에 맴돌며 찡한 무언가를 남긴다. 자전거로 등교하는 아이들이 제법 많다. 걸어서는 1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학교. 상해에서 집을 구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도보등교다. 스쿨버스를 타고 오가며 버리는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버스 시간 때문에 학교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없는 것도. 교문에 도착하니 신입생과 가족을 기다리는 교직원들이 손을 흔들며 반가이 우리를 맞는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쭈니는 buddy와 high school로 올라가고 나와 유니만 오티 장소로 옮기다. 오티를 마치고 학교를 둘러본다. 물론 시설로만 따지면 ISB와 비교 자체가 불가하지만 작은 학교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있다. 오가며 유니와 두어 번 마주친다. 아이의 buddy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맘이 놓인다. 교복 사이즈도 체크하고 런치 카드 충전도 완료. 이제 쭈니 카운슬러를 만나러 가자. 그와 한국 카운슬러의 도움으로 아이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나눈다. 실패는 경험이다. 지난 일 년 동안 우리는 힘든 공부를 한 거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WELCOME! SAHNGHAI! WELCOME! CONCOR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