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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Feb 03. 2022

봄은 온다, 그렇게 아이도 피어나리라.

캘리그래피 일기 132thDay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너야. 엄마가 아니고. 네 삶이고 너의 날들이다. 세상은 날것이야 집이나 학교와는 완전히 달라. 생각보다 따뜻한 곳이 아니야. 세상을 향해 나갈 준비를 해야 할 나이야. 쭈니야…


한바탕 잔소리를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아프네. 괜한 소리를 했나 싶지만 나눠야 할 이야기들이라 생각하니. 눈을 피하던 아이도 노력해 보겠노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쭈니는 큰 아들이자 내 분신이다. 물론 유니도 나를 많이 닮았지만. 쭈니는 나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 아이의 고민을 잘 안다. 나 역시 그러했으니까. 녀석의 깊이가 나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성별에 대한 차별이 아닌 그냥 틀린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닮았다. 그러나 녀석은 남자다. 남자이기에 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세상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직 있으니. 녀석은 생각이 곧고 바르다. 바람에 몸을 맡기는 법을 아직 모른다. 아니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다.


봄이 오려나? 가는 겨울의 끝이 매섭다. 바람이 차다. 그럼에도 계절은 변하겠지. 녀석의 날도 피어나리라. 꽃망울이 터질 순간을 기다려야지. 더디게 피어난 꽃의 향이  멀리 번져나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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