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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Feb 03. 2022

오늘도 저물어간다

캘리그래피 일기 133thDay


어찌어찌 슬금슬금 하루하루 연휴가 넘어간다. 아직 며칠 더 남았지만 절반은 접혔으니 남은 날들을 잘 보내면 되겠지? 코로나 덕분에 상해를 벗어나는 계획은 애초 생각조차 안 했다. 집돌이 두 아드님 덕에 현관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한 시간여 등 떠밀어 아이들이 보드와 장갑을 챙겨 잠시 밖으로 나간다. 집이 3층이라 그런지 아파트 앞에서 ‘드르륵드르륵 쾅’하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몇 년 만에 타보는 스케이트 보느라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할 텐데. 덜그럭 거리는 소리로 아이의 몸짓을 상상해 본다. 그 어떤 음악보다 경쾌하고 즐겁게 다가오는 이 소리가 이웃들에게는 소음이 될지 모르는데. 슬슬 걱정이 되려던 차 조용해진다. 그리고 이내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발갛게 물든 볼의 두 아이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하루가 저물어간다. 너는 너로 나는 나로. 이제 마음을 지어 그리는 나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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