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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Feb 22. 2022

감정분쇄기

캘리그래피 일기 150thDay

애증의 음식물 분쇄기. 이것까지는 괜찮겠지? 불안한데 조금씩 넣어서 갈아봐? 요러면 꼭 막힌다. 북경에서도 그러더니. 여기 와서도 벌써 한번 뚫었는데. 또다시… 이거 왠지… 하면 갈았더니 바로 줄줄줄 발밑으로 물길이 생긴다. 서둘러 관리 사무실에 연락은 넣는다. 오늘 새로운 만남이 있는데. 늦어질듯하다.


마음의 찌꺼지도 마찬가지다. 좋은 감정도 반대의 마음도 적당함을 넘어서면 바로 터지거나 막혀버린다. 마치 오늘 아침 우리 집 부엌처럼 말이다. 다행히 바로 수리가 된다. 여러 차례 우리 집을 방문한 그분들. 오늘도 내게 샤오지에라 부르며 일본 사람인지 한국 사람인지 묻는다. 아가씨라 불러주니 마냥 좋아 방끗 웃으며 한국인이라 한다. 그리고 매번 감사하다 마음을 전한다.


서둘러 약속 장소로 고고! 무언가를 시작하려니 심장이 묘하게 쫄깃해진다. 계절이 변하려나 보다. 바람 끝은 아직 겨울이지만  마음이 푸른 하늘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니. 기대감이 주는 선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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