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돌아오던 그해 여름
서로를 향해 걷던 거구의 수족관 위
너머로 흔들리는 네 손이 물의 면면에 어른거려.
사실, 어쩌면
투명한 유리가 우리 사이에 있었고
네가 바닷속에 잠겨있던 그 뒷면 여기가 거기일까 생각해봤어.
사람의 꼬리를 찢어 걷고
인어의 소리를 꺼내 말을 건네봐.
해진 비의 끝을 물고 있어 덜 아플 뿐이야.
찰나의 차가움에 돌아누워 배앓이가 오르면
수족관 안으로 자맥질을 해봐.
막막한 빛을 향하는 파편들이 그들만의 궤적을 따라 기어가고.
두 눈을 꼭 감은 모래알들만 잘록한 허리를 따라 흘러내리면
물 위에 비친 모습에 말을 걸었어.
뻐끔거리며.
만나서 이별하겠지, 안녕이라고
여전한 잿빛 구름의 무게가 목 밑 고랑에 가득하지만
크게 소리쳐봐.
셀 수 없는 무덤한 만남과 이별에 애애한 시간만
그림자 아래로 던지고 바다를 건너가 봐.
다음까지 잘 지내.
언제 불어올지 모르는 말라붙은 오렌지향 속으로
입안 가득 씹히는 마지막 인사를 하며 그렇게 가을로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