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시NPO지원센터 May 31. 2021

✍49화 ♥ "낙태죄 폐지 운동"

[여성] 범죄가 아닌 기본권으로, 여성들의 이야기가 변화를 만들다



낙태죄 폐지, 처벌도 허락도 거부한다!



Q: 낙태죄 폐지 운동에 대해 알고 있나요? 

✍ 낙태죄 폐지 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낙태죄 폐지 운동의 시작: 1953년 한국에 형법이 만들어진 이래, 임신을 인위적으로 중단하는 일은 내내 범죄였어요.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에 따라 임신을 중지한 여성 당사자나 의료인은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처해지게 되어 있었죠. 2010년 시민단체들은 연대체 <임신‧출산 결정권을 위한 네트워크>를 결성하여 임신 중지 비범죄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어요. 



*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2009년 임신 6주 차 여성의 요청으로 임신 중지 시술을 해 기소된 한 조산사가 위헌소송을 제기했어요. 이듬해 몇몇 의사들이 생명 보호를 내세우며 임신 중지 시술을 한 다른 의사들을 고발했고 일명 ‘낙태 고발 정국’이 닥쳐왔죠. 정부 역시 '불법 낙태'를 줄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던 때였어요. 시술 가능한 병원을 찾기도 어려워졌거니와 병원비가 수백만 원대로 치솟았고, 여성 단체에는 애타게 병원을 찾는 여성들의 절박한 전화가 쇄도했어요. 어떤 이들은 병원을 찾아 해외로 나가거나 시술해 주겠다는 걸 빌미로 한 범죄에 노출되기도 했어요. 한국 사회에서 ‘낙태죄’가 크게 이슈화된 첫 번째 국면이었죠. 



Q: 그 뒤로 낙태죄 폐지 운동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본격적인 운동의 시작낙태죄가 합헌이라고 선언했던 첫 번째 헌법소원 결과는 수많은 질문으로 이어졌어요. 다양한 곳에서 임신 중지에 대해 말하는 다양한 자리들이 마련되었죠. 영화 상영회, 말하기 대회, 토론회, 인터뷰, 캠페인, 집담회, 이야기 모임 등을 열고,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서, 글을 기고하고 책을 출간하는 과정을 통해서 경험을 나눴어요. 서로 다른 조건에 처한 여성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경험하는지를 차곡차곡 기록했고 여성들의 증언과 함께 분노와 상상력, 변화의 동력이 모이기 시작했죠. 낙태죄 폐지 운동은 여성을 출산과 양육 외에도 온전한 삶을 영위할 주체로 바라봄으로써 여성인권 운동으로 확산되었어요. 


* 낙태죄 '헌법불합치'에 이르기까지2017년 9월 시민단체들은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을 결성했어요. 낙태죄가 무엇을 침해하고 있는지, 낙태죄 폐지 이후 임신 및 출산과 연동된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효과적으로 가시화하는 계기들을 계속해서 마련했죠. 2017년 10월에는 23만여 명의 국민이 낙태죄 폐지와 인공유산 유도제 도입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에 동참했어요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는 133일간 일인 시위가 진행되었고 선고 당일 각계각층의 기자회견이 여덟 건이나 연이어 열렸어요. 마침내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선고했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당사자, 우리의 언어를 만들다!무수한 경험담을 나누면서 활성화된 낙태죄 폐지 운동은 기존의 법제가 왜 위헌인지를 지적할 더욱 강력하고 풍부한 언어를 축적하게 되었어요. 임신 중지 경험을 숨죽여 온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 ‘가장 친한 친구랑 남편만 알던’, ‘죽을 때까지 묻어두려 했던’, ‘특별히 죄책감을 느끼진 않았지만 어디에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으로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났어요그 이야기는 나만 겪은 일이 아니었구나’,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또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를 불러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죠.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필두로, 시대정신은 이미 변화해가고 있었던 거예요.




✋ 잠깐, '낙태죄 폐지 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의 변화를 상상하다: 2021년 1월 1일 낙태에 대한 처벌 조항은 효력을 상실했지만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임신 중절 수술을 받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에요기존의 법은 틀렸다는 전제 하에관련 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그리고 임신 중지와 관련된 다른 정책들을 어떻게 재정비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죠. 66년간 여성의 몸과 삶을 통제하고 관리해 온 '낙태죄' 가 폐지되면서 재생산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기대되었으나, 2020년 10월 7일 발표된 정부 개정안은 주수를 규정하는 세부 사항 등에서 오히려 후퇴한 방향이에요. 낙태죄 폐지 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 끝은 또 다른 시작

임신 중지권을 비롯해 사회 구성원이 주체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포괄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의료, 교육, 보육 등 여러 영역에 걸친 법과 정책적 변화가 필요해요. 낙태를 범죄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은 후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하거나 유지할 수 있는 결정권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죠. 이번 기회에 '낙태죄 폐지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변화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작가의 이전글 ✍48화 ♥ "26년 간의 수요 시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