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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닷새 Apr 30. 2023

힘빼는 연습 중입니다.


"몸에 힘 빼세요!"


 수영을 배우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도 긴장을 하고 몸이 경직되어 기본적인 '몸 띄우기'도 못하고 있었으니 그럴 만 했다. 고수가 되어서도 계속 힘을 빼는 연습해야한다고 하니, 어쩌면 가장 기초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닐까. 물에 빠졌던 경험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어 더욱 힘들었고 결국 중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힘을 빼야하는 것은 수영뿐만이 아니었다. 8개월 가까이 테니스를 배우며 끝까지 고치지 못한 버릇이 공을 때릴 때 어깨가 들리는 것이었다. 어깨를 쭉 내리고 자연스럽게 쳐야 하는데 손목에서부터 어깨까지 자꾸만 힘이 들어가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나왔다. 이렇게 보니 모든 운동은 쓸데없이 들어간 몸의 힘을 푸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자연을 보며 힘 빼기 연습...

 이렇게 운동을 할 때에만 힘이 들어가면 다행인데, 일상 생활에서까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면 턱에 힘을 세게 주고 이를 꽉 깨무는 버릇이 있었다. 자면서도 이를 얼마나 꽉 무는지 이가 약해져 쉽게 깨지고 부러지곤 한다.


 교정 치료를 받으며 의사 선생님이 끊임없이 턱에 힘을 빼라고 말씀하였다. 가끔 치료중에 턱 마사지를 해주셨는데 너무 많이 뭉쳤다고 하셨다. 그래서 턱이 자꾸 틀어진다고. 몇 년째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나중에는 '대체 어떻게 힘을 빼라는 거야' 싶은 반항심이 들었다.


 근래 들어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면서 힘을 빼라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들으니 심각한 수준인 듯 느껴졌다. 또래에 비해서 월등하게 아픈 곳이 많고 잔병치레가 잦은 이유도 이게 아닐까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잘 받고 예민한 성격이라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고 경직되니 여기 저기 쑤신 곳이 많은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어깨가 돌덩이였던 것도, 목이 뻐근했던 것도, 자고 일어나면 턱이 얼얼했던 것도 모두 몸에 힘이 잔 들어가 있는 게 원인이었다(이런 하찮은 유연성 때문에 요가 수업 때마다 지적받는 중이다).






 유난히 취약한 스트레스를 방어하고 푸는 방법,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름 풀어보자고 이것저것 하는데 취미 생활을 하고 친구들을 만난다고 해서 진짜 풀리는지도 모르겠고. 고작 업무 전화 한 통, 이메일 한 통에 풀리는 듯 했던 스트레스가 다시 차오르다 못해 넘어서고 만다. 결국 무얼 해도 다스릴 수 없다면 경직된 몸에 힘이라도 풀어서 최소한의 영향을 받고자 싶었다.


 오늘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집중과 긴장으로 온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이완하려 노렸했다.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지만 적어도 식을 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바뀔 일만 남았다.



후- 하-

심호흡 하고 힘 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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