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가을, 뉴욕 공항에서 보스턴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나는 왜 이곳에 가고 있을까?’
단순한 출장? 아니다. 협상가로서의 전환점이 될 하버드 협상 과정을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하버드 대학에서 하는 협상 세미나 과정이 있는데
제가 좀 참석 하면 좋겠습니다."
협상 업무를 시작 한지 4년이 지나, 당시 상사에게 하버드 협상과정에 참가 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했다.
어필 할 수 있는 승인 요청 메일을 보내 승인을 받았다. 이 세미나에 참석 하기 위한 총 비용과, 이로 인해 회사가 얻는 이익을 어필 하면서 승인을 얻어 냈다. 당시 팀원 중 2명도 함께 참석 하는 것으로 승인을 받았다. 나와 팀원 포함해서 모두 3명이 참석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05년 가을, 나는 뉴욕 공항에서 보스턴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달랐다. 단순한 계약 협상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협상가들에게 직접 배우기 위해 하버드 협상 과정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이 일이 있기 2년전 2003년, 전문적인 협상 강의를 하는 협상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IBM 에서 초청) 당시 그 강의 진행을 facilitate 한 적이 있다. 당시 그 메인 강사도 하버드의 협상팀 과 관련이 있었는데, 책을 한권 선물했다. " Difficult Conversation " 이란 책인데 아직 그 책을 간직 하고 있다.
당시, 그 강사는 프로(실제로 정부 등을 대신해 위험한 협상을 대리) 협상가로, Difficult Conversation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하며, 실제 업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 책의 원저자가 진행 하는 협상 강의를 실제로 들어 보는 것이다.
당시, 이 책의 공저자 들이 서로 밀도 있는 강의를 진행 하였다. 책으로 막연히 이해 했던 것도 여기서 강의와 실습(롤-플레이)을 진행 하면서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뭔가의 배움에 대한 열의가 생긴 것은 나이가 들어 처음이다. 나이가 들어 가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지 않을 우 있는데.. 하버드 대학의 협상 세미나에 참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그 당시 상사와 협상?을 했던 것이다.
하버드 대학은 협상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2일, 3일 혹은 5일 과정으로 진행 했다. 협상 분야도 하버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고의 교수진들이 서로 긴밀하게 협업 하는 것 같았다. 그 구심점은 Program On Negotiation 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 보스톤 - 하버드 대학 의 동선은 내게 큰 즐거움이었다. 봄, 가을, 겨울에 주로 방문 하면서 다양한 계절의 뉴욕과 보스톤을 산책하는 것도 좋았다. 대학 졸업 후 한참 지나 나이가 들어 하버드 대학의 고풍스런 캠퍼스를 보는 것도 좋았다. 어린 나이에 설마 하버드 대학을 다녔더라도, 아마도 이 고색창연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두번째 참석은 시간이 좀 지나, 회사에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고 난 후인 2013년 겨울 이었다.
회사에서 대학으로 오면서 이런 기회가 더 잘 접할 수 있었다.
당시 대학으로 옮긴지 2년이 좀 지났을 때, 대학에서 협상 분야 강의를 하면서 더 나은 강의를 위해 2005년 참석 했었던 하버드 협상 세미나의 다른 과정을 한번 더 참석 하기로 했다.
당시 참석 했던 세미나 이름은 " Negotiation & Leadership ". 그야 말로, 협상을 리더십으로 보고 풀어 내는 3일 과정 있었다. 2013년 12월의 일이었기 때문에 보스톤은 눈이 많이 내렸었다.
10여년 만에 참석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3일간의 협상 과정을 교수님들의 강의와 롤-플레이 실습을 하면서 참여 했다.
당시, 이 과정에 참여하고 나서 다음해 2014년 2월에 협상 세미나 과정을 국내 엔지니어링, 중공업, 건설사를 대상을 개최했다. 당시 2일 과정을 유료로 개최 하여 꽤 큰 참가등록비가 생겨, 내가 쓴 비용을 모두 만회 했다.
이 과정은 해외 엔지니어링 사업을 위한 것으로 "계약 리스크와 협상" 이라는 제목으로 진행 되었었다. 이 과정은 이후에도 2번을 더 하여 모두 3번의 과정을 개최 한 것이다. 아마도 이 3번의 과정에서 받은 참가등록비를 모두 합하면 내가 쓴 비용의 몇 배는 될 것이다.
2014년 가을,
보스톤의 하버드 협상 과정은 아니지만, 보다 더 전문성을 정리 하기 위해, Wharton School 의 협상 세미나(Executive Negotiation Seminar) 도 참석 하기로 했다. 펜실바니아의 늦가을에 5일간 진행 된 이 과정은 Bargaining fo Advantage를 저술한 Richard Shell 교수가 메인 강사로 진행 한다.
당시 리처드 쉘 교수님은 나에게도 친밀감을 보여 주셨는데, 놀라운 것은 젊은 시절 송광사에서 머물면서 참선을 하셨다고 한다.
하버드 대학 협상 과정들과 비교해 보면서, 리처드 쉘 교수님의 강의를 정리 하였다.
특히, 협상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 하여 분석 해 보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었다.
펜실바니아를 떠나 뉴욕으로 돌아와 며칠 더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 왔다.
참가 했던 세 번째 하버드 과정은 2015년의 "Secretes of Successful Dealmaking " 과정 이다. 여름에 진행 했었던 과정이라, 보스톤의 여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무려 5일 과정으로 진행 되었기 때문에 당시 참석 했던 사람들과도 조금 더 가깝게 지냈다.
보스톤의 찰스 강변을 보면, 겨울에 왔을 때와는 다른 정취가 느껴 진다.
여름에 방문 하였기 때문에 야구 경기도 볼 수 있었다. 협상을 잘 하려면 야구도 잘 알아야..
아무튼 이 5일 일정의 Dealmaking 과정은 나에게 협상에 대한 시각을 더 넓혀 볼 수 있었고,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
참석 했던 마지막 협상 세미나는 2018년 이었는데, 당시 세미나는 "Negotiation Master Class" 로 협상 세미나를 1번 이상 참가 했던 사람들과, 일정 기간 이상 협상 업무를 했던 사람들(10년?) 을 대상으로 한 Master 급의 협상 과정 이었다.
여기서도 전세계에서 협상 업무를 중심으로 일하는 매우 프로페셔널 해 보이는 시니어 급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광산 개발자, 변호사, 임원 등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협상에 대해 진심인 사람들이 많았다.
회사에서 교육 지원을 한다면 협상에 진심으로 관심있는 분은 참여해 보는 것을 권한다. 등록비가 많이 높다는 것이 좀 걸림돌이므로 회사에 잘 얘기 해 보기 바란다. 3일 과정 등록비가 700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하버드 보다, Wharton School 에서 진행 하는 협상 과정은 더 높은 등록로 사실상 회사의 최고위 임원이 아니면 참석 하기 어렵지 않을까.(5일 과정으로 등록비만 13,000 USD) Wharton 의 협상 과정은 2014년에 다녀왔다.
이외에도 2003년은 IBM Contracts & Negotiation 의 APAC 조직에서 싱가폴에 Huthwaite 협상 과정(4일(?)간 진행) 에도 참석 하였었다.
무엇보다, 나의 실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이런 과정들을 참여 하면서 협상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협상과 관련된 심리, 뇌과학에 대한 인사이트도 넓힐 수 있었다. 나이가 좀 든 상태에서 자비가 아닌 회사의 지원으로 모두 이 비싼 과정들을 다녔다는 것이 더 좋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임직원들이라면 회사와 잘 협상 해 보기 바란다. 회사와 협상을 잘 하려면, 회사가 투자 하는 금액 만큼 자신이 회사에 다시 기여 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어필 해야 한다. 협상 분야는 실제로 회사에 계약 조건 협상, 분쟁 해결 협상을 통해 큰 금액으로 기여 할 수 있으니, 어필 하기는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승인하고 지원하는 회사의 관점일 것이다. 다행히, 최근은 최고경영진이거나 오너의 협상에 대한 관점이 좋아 지고, 회사에 꼭 필요한 역량으로 간주 하고 있으니 좋은 현상이다.
최근 협상 과정을 진행 하게 된 회사들의 의사결정도 대부분 최고 경영자의 의사였던 것 같다.
아무튼 하버드 협상 과정을 비롯한 다양한 협상 과정에 참여한 경험과 당시 당시의 감정을 모두 결집하여 대학(포스텍)에서 그리고 다양한 회사들을 위해 협상 강의를 전달 하였다. 협상 강의를 진행 하기 전에도 꼭 하버드 협상 과정 이수 했던 것들을 얘기 하면서 시작 한다. 그렇게 하면 교육생들도 더 신뢰할 것이라는 나의 믿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도 당시의 좋은 기억으로 다시 돌아가 강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임직원, 경찰 위기 협상팀, 공공기관 등등 협상역량이 필요한 보든 분들에게 이런 경험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 얘기 했던 인생의 각 점들이 모여 지며 이루어 지는 것 같다.
나는 협상 교육을 받을 때마다 깨달았다.
협상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 나는 그 경험을 공유하며 또 다른 협상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성대 소장님은 어떻게 협상만 오래 동안 하시게 되었나요?"
답은 모르 겠다. 어쩌면 협상과 인연이 있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뉴욕, 보스톤, 펜실바니아 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나이가 들어 "하버드 대학" 에서 잠시 라도 공부해 보고 싶었을 지도..
나는 협상을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읽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배움을 나누고 있다.
협상은 결코 한 번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평생 익히고, 실전에서 체화해야 하는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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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 협상 세미나에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에 하버드 대학의 협상 과정과 관련된 글들을 참고 하면 좋겠다.
https://brunch.co.kr/@snrlab/16
https://brunch.co.kr/@snrla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