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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ug 01. 2021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우스갯소리 같아도 중요한 명제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동물은 필연적으로 살기 위해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무언가를 먹고 에너지를 얻어야 하루하루 버티며 살 수 있다.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여러 가지 영양소들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무언가 부족하면 몸에 이상 반응이 오기 마련. 손으로 무언가를 들어 올려야 하는데 들어 올리는 힘을 쓰지 못한다거나 다리를 이용해 걸어야 하는데 걸을 힘이 없다던지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그래서 하루야채 같은 음료수 라던가 루테인 같은 보충제를 먹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건강한 육체가 완성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 이 문구를 처음 봤을 때, 학생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20대가 되고, 사회로 나가보니 살기 위해 먹고 있었다를 인지 하였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오늘 짜장면이 먹고 싶은데 상사가 우리 설렁탕 먹으러 가자 하면 그것에 맞춰 가야 한다. 사회생활은 눈치 싸움이다. 눈치를 잘 봐야 생존할 수 있었다.

가까운 뷔페식 구내식당이나 상사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에 따라 맞춰 그저 걸음을 바삐 움직일 뿐이다. 12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나와야 한다. 왜냐하면 1분이라도 늦을 경우 다른 회사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뒤섞이며 순서가 밀리기 때문이다. 평소에 아침을 안 먹어서 배고픈데 줄이 밀리면 화난다. 

어찌어찌해서 식사를 하게 되면 비로소 평화가 찾아온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충족하면서 씹는 즐거움을 느낀다. 보통 포만감을 느끼려면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10번 이상 씹은 후 삼켜야 포만감이 높다는 신문 기사를 봤던 기억이 난다. 소가 여물 먹으며 되새김질하듯이 인간도 그렇게 먹어야 포만감도 높고 올바른 소화 방법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은 딱 1시간. 전투적으로 빠르게 흡입하여 먹을 수밖에 없다. 점심 식사를 할 때, 내가 먹는 밥알을 몇 번 씹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입을 통해 기도를 넘어가 위장으로 잘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포만감을 느낄 시간은 없다. 그렇게 속식으로 대략 20분 컷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나머지 시간은 휴식시간으로 피곤함을 풀기 위해 짧은 단잠을 잔다.


평일에는 돈 벌기 위해 회사로 출근하고 시간에 쫓겨 먹으니 맛을 느낄 시간이 없다.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이 크다. 집밥보다는 외식. 몸에는 자극적이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즐겁고 유쾌한 대화를 하며,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며 포만감 충족한 상태로 주말을 보내고 싶다. 직장인이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가 평일에 일이 끝나서 휴식을 한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지만, 월급을 위해 모인 회사 사람이 아닌 사랑 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그것만으로 지쳐 있던 평일이 지나고 오는 주말은 매우 큰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평일에는 살기 위해, 주말에는 먹기 위해 사는게 정답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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