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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pr 07. 2024

나는 카피바라처럼 살기로 했다.

동물계의 핵인싸


2016년 2월 17일, 월트 디즈니의 신작 "주토피아"가 한국에 개봉했다.

토끼, 여우 등 동물들을 의인화하여 벌어지는 군상극을 담고 있다. 처음에 포스터만 보고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 간의 공존이 가능한가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문득 어릴 때 봤던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늑대와 염소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폭풍우 치는 밤에"가 생각나기도 했다. 둘은 초식 동물, 육식 동물의 이분법적 종족을 초월한 우정을 통해 친구가 된다. 주토피아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경찰관으로 나오는 주인공 토끼 주디가 매우 귀엽다.

이걸 보며 나는 어떤 동물일까를 생각해 봤다. 인간의 영원한 반려자 댕댕이? 집사 괴롭히는 고양이?



우선 가볍게 심리테스트를 진행했다.


https://smore.im/quiz/Q2gf5g1CX2


12개의 문제를 걸쳐서 얼룩말로 나왔다. 근데 내용이 정확하게 필자가 맞다.

통제받는 거 싫어하고, 반복적인 업무 싫어한다. 가장 맞다고 본건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1000% 얼룩말 맞다.


물론 저건 심리테스트고 답안지는 어차피 두 개밖에 없으니 저런 성향이라는 거지 크게 신빙성은 없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땐 외모가 사자나 호랑이처럼 이빨을 보이며 포식자 같은 무서운 얼굴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린처럼 신체가 길지 않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동물에 가까울까...

생각 끝에 카피바라 라고 정의 내렸다.



카피바라는 지구에서 가장 큰 설치류로 성체가 크면 90kg까지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주로 남미 쪽에 서식하는 초식 동물로 한국에서는 동물원이나 카피바라 카페에서 볼 수 있다.

외모가 나와 비슷하게 순둥순둥 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매력은 강아지, 고양이, 사슴 등 어떤 동물과도 잘 어울린다. 충격적인 건 천적인 악어와도 아무렇지 않게 지낸다.

이런 면이 나랑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회사 사무실 내 있는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지낸다.

인간관계에서 적을 만드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사회생활을 해보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대놓고 싫음을 표현하면 나에겐 치명적인 비수로 돌아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도 가면을 써야 한다는 것.

필자는 박애주의자를 표방한다. 웬만하면 사람에게 사랑을 주려 노력하고, 이야기에 공감해주며, 가끔씩은 직장인들의 필수품인 커피도 동료들에게 사서 나눠주고 한다. 만약 적이 생긴다면 그것은 오해나 착각이었다고 하며 나의 포용력과 공감력으로 이끌어 동료로 만들 것이다.


그런 고로 만약 내가 주토피아에서 살게 된다면 카피바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 생은 인간 밑에서 신선놀음 하는 반려견도 좋지만, 핵인싸 (그냥 얼굴만 보면 무념무상 같지만) 카피바라로 태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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