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사회 대한민국
https://www.fnnews.com/news/202305031425321550
흔히 말하는 서울의 상류층이 사는 지역. 강남 지역을 필두로 의학 계열의 직업을 갖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수학을 선행학습 하고, 여기에서 상위 1%는 의사 중에서도 가장 돈을 잘 번다는 성형외과 의사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기사를 접하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부자 부모 잘 만나서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는 아스팔트 길을 걷는구나 와 초등학생이면 한창 직업탐구 해야 할 나이에 너무 이른 시간에 직업을 정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 비슷한 뉴스들이나 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때마다 필자는 대한민국 현대 사회를 효율민국이라 지칭하였다.
경제 성장 최호황기인 8090년대 대한민국.
흔히 인터넷에서는 낭만의 시대라고 지칭한다. 여기서 말하는 낭만은 조금은 비꼬는 태도를 내포하고 있다. 낭만이라 쓰고 야만이라고 읽는다. 학교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사랑의 매 라며 너희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라며 폭력을 일삼는다. 또한 부모님의 직업을 물어본다. 지하철이 연착되자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철창을 넘어 나간다. 2024년 현재라면 생각지도 못할 아이러니 한 이야기. 그 당시에는 왜 가능했을까라고 추측 해보자면 CCTV가 요즘처럼 많지 않고, 핸드폰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처럼 인터넷이 발전한 시대가 아니기에 지식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한국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면 최소 10번 이상의 CCTV가 나를 찍는다고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핸드폰의 통화와 문자 기능, 거기에 카메라 기능이 추가되며 사회에 반(反)하는 행동을 발견한 경우 공공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여 처벌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 현재는 당연히 통용되는 줄 서기 문화가 낭만의 시대에는 힘이나 권력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끝에 있던 사람도 단숨에 첫 번째 순서로 들어가는 시대였다. 지식이 없고 동네가 내 세상의 전부라고 갇혀 있던 시대이기에 "몰랐다"라고 퉁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었던 시절은 아니다. 낭만의 시대에는 지식이 없기 때문에 직업 선택에 자유로움이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말 할 게 없는 사람이 하는 직업이 공무원이었다고 하는 시대이니 말이다. 현재 시점에서 한창 공무원이 인기 있던 10여 년 전에 비해 공시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누군가 2030 청년에게 심지어 필자에게 공무원 할래?라고 낙하산 준다면 당연히 할 것이다. 비록 지금 월급은 적어도 고용 불안정성은 없으니까! 연금으로 노후 대비 할 수 있으니까!! 낭만보다는 안정성을 찾는 시대인만큼 공무원을 직업으로 가지려는 사람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의 직업, 연봉, 사회적 순위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사회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나 OO 다니고 OO 갖고 있는데 이 정도면 나 상위권?" 이런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에 굉장히 애를 쓴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인생의 답이 정해져 있다고 보는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나라보다 우울하고 낭만이 없다.
효율의 최고가치는 결국 돈으로 귀결된다. 이 얇은 종이지폐는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고, 나를 배 불리고, 따뜻하게 해 주니까. 당연히 자유경제시장을 채택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돈을 좇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당연히 돈 좋아한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하지만 한국사회는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다. OO이 최고야 하면서 그것에는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면서 그 외에 것들은 무시하고 비난하는 사회. 타인이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서 노력, 과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돈, 집, 자동차 같은 결과물들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부자 부모가 내 자식은 돈으로 고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의사로 만드려고 공부시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다. 돈이라는 결과물만 보니까. 그 부모가 돈 많아서 내 아이를 어릴 때부터 의사 시킨다고 공부하게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 생각과 자유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의 의견과 탐구능력을 잃어버리게 한 채 그냥 기계처럼 내가 하라는 대로 시키는 것이 아이의 행복에 좋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이는 하나의 개인으로서 탐구하는 행복을 누려야 할 가치가 있다.
인터넷으로 지식이 범람하는 시대와 현실과의 충돌이 현재 인간들을 머리 아프게 한다.
매일매일 내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봐. 나의 순위가 낮아질까 봐. 현실적으로 사람과 사물에 대해 태도를 갖는다. 그럴수록 사람의 정신은 피폐 해질 수밖에 없다. 무릇 인간이라면 육체와 정신의 건강. 둘 다 중요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육체가 건강할지라도 정신이 무너진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끊임없이 타인과 겨뤄야 해! 그곳에서 승자가 돼야만 해" 같은 정신으로는 늘 타인을 하나의 개인으로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대결 상대일 수밖에 없다."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어차피 이 정도밖에 돈을 못 번다면 망한 사회 그냥 놀자" 식의 마인드로는 타인을 만나거나 외부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대인기피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것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낭만 있게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지금 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많은 지식 습득으로 머리가 커져서 불행한 시대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현실주의자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만을 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낭만이 없는 사회는 죽은 시인의 사회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낭만이 없다면 노래, 그림, 춤 같은 것들이 없는 매우 지루하고 따분한 사회일 것이다. 상상과 유흥이 없다면 인간의 정신은 매일 피폐해져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인간은 늘 상상하고 이상을 실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