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아니라, 기준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
회사에서 제일 피곤한 건 일이 아니라 “말”이다.
업무량이 많아도 버티는데, 누군가가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한 마디에 하루가 무너진다.
“이거 금방 되지?”
“그냥 네가 해.”
“오늘 안에만 부탁.”
처음엔 나도 받아줬다.
내가 하면 빨리 끝나니까. 분위기 깨기 싫으니까. 괜히 예민한 사람 되기 싫으니까.
그런데 회사에서 ‘괜찮은 사람’은 자주 ‘당연한 사람’이 된다.
한 번 가능해 보이면, 다음엔 가능해야 하고, 그 다음엔 가능함이 기본값이 된다.
그래서 나는 성격을 바꾼 게 아니라 문장을 바꿨다.
거절이 아니라 조정으로, 감정이 아니라 업무 언어로.
아래 7개 문장은 누가 시비 걸기 어렵게, 그리고 내가 덜 망가지게 만드는 말들이다.
핵심은 하나다.
상대의 요구를 내 책임으로 받지 말고, ‘조정 가능한 형태’로 돌려놓기.
‘안 됩니다’라고 말하면 대화가 감정 싸움으로 흐르기 쉽다.
대신 시간을 말하면 협상이 된다.
예시: “지금은 처리 중인 건이 있어서요. 4시 이후면 바로 볼 수 있어요.”
예시: “오늘은 마감 건이 있어서요. 내일 오전 10시에 착수할게요.”
“급해요”라는 말이 모든 걸 이기게 두지 않는 문장이다.
내가 먼저 판단하면, 책임이 내 쪽으로 넘어온다.
그래서 우선순위 결정을 상대의 영역으로 돌려준다.
예시: “그럼 지금 하던 A를 멈추고 이걸 먼저 처리해도 될까요? 우선순위 확인 부탁드려요.”
예시: “오늘 안에 하려면 B는 내일로 넘어가요. 어느 쪽이 더 중요할까요?”
업무 떠넘김은 늘 ‘애매함’에서 자란다.
요청을 구체화하면, 상대도 함부로 말을 못 한다.
예시: “정리하면 오늘 안에 ①자료 정리 ②보고서 초안 ③메일 발송까지 맞나요?”
예시: “최종 목표는 **‘제출 가능한 버전’**인가요, **‘검토용 초안’**인가요?”
(이 문장은 내가 책임질 범위를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는 “싫다”보다 “위험하다”가 더 통한다.
감정이 아니라 결과로 말하면, 대화가 업무로 돌아온다.
예시: “지금 바로 반영하면 오류 가능성이 있어요. 오늘 임시 반영 후 내일 검증 / 2) 오늘 검증 후 반영, 어느 쪽으로 갈까요?”
예시: “검증 없이 진행하면 이슈가 나면 책임 소재가 애매해져요. 선택 부탁드릴게요.”
혼자 떠안는 사람에게 조직은 기대를 계속 준다.
기대는 어느 순간부터 선물이 아니라 부채가 된다.
예시: “여기까지는 제가 가능해요. 다만 그 이상은 리소스가 더 필요해요. 누구 도움 받을까요?”
예시: “제가 이걸 맡으면 기존 업무가 밀려요. 업무 조정이 필요합니다.”
기록은 공격이 아니라 위생이다.
나중에 서로 기억이 다르면 결국 가장 많이 떠안는 사람이 손해 본다.
예시: “확인차 정리해서 공유드릴게요. 수정할 부분 있으면 말씀 주세요.”
예시: “일정/담당/결과물 기준만 짧게 남겨둘게요.”
(“짧게 남긴다”는 표현이 포인트다. 방어가 아니라 정리처럼 보이게.)
무조건 “네”는 굴복이 되고, 조건 있는 “네”는 협상이 된다.
이 문장 하나만 익숙해져도 체감이 확 달라진다.
예시: “네, 가능합니다. 다만 5시까지 자료가 오면 진행할게요. 그 이후면 내일 오전으로 넘어가요.”
예시: “가능해요. 대신 정확도는 초안 수준이고, 최종은 내일 검증 후 확정할게요.”
선을 긋는다고 관계가 망가지진 않는다.
오히려 선이 없을 때 관계가 망가진다.
한 사람이 계속 참으면, 결국 감정이 터지고, 그게 진짜로 분위기를 깨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필요한 건 강한 성격이 아니라 나를 지킬 수 있는 문장이다.
그 문장을 갖는 순간부터 나는 ‘참는 사람’이 아니라 ‘조율하는 사람’이 된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가장 많이 터지는 상황들—
퇴근 직전 업무 던지기 / 책임 떠넘기기 / “이번만” 압박—을 놓고
그대로 복붙해서 쓸 수 있는 상황별 답장 스크립트를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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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질문.
당신이 요즘 제일 자주 듣는 말은 뭔가요?
“지금 당장”, “그냥 네가 해”, “이번만” 중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