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내어줄 사람, 우리

"뒤통수 조심해라"

by Dㅠ

영화나 드라마에서 양아치들이 주인공에게 호되게 당하고 도망갈 때, 흔히 하는 대사 "뒤통수 조심해라"

생각해보면 굉장히 무서운 말이다. 앞에서는 눈으로 상대의 행동을 보고 피하거나 응수를 할 수 있지만 뒤는 완전 무방비 상태 이기 때문에 뒤통수를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 쌔게 맞는다면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인간은 당연하게도 뒤통수에 눈이 없다. 만약 눈이 뒤에도 달려 있었다면 징그러웠을 것이다. 자연스럽게도 사람은 사람의 뒷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얼굴의 눈으로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데, 머리 뒤에 눈이 있었다면 나는 혐오스러워서 땅바닥만 보고 걸었을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인간을 돕고, 때로는 거래와 교환을 하며 기브 엔 테이크하는 세상. 사람은 혼자 태어나고 혼자 죽는 동물이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도 아무 인간과도 교류하지 않고, 어느 낡은 달동네, 벽돌 몇 개 빠진 허름한 집, 고약한 썩은 시체 냄새를 풍기며 고독사 한다면 그것보다 더 슬픈 일은 존재할 수 없다.

어릴 때는 외롭다는 단어 조차 생각할 시간이 없다. 학교와 학원에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공부와 직업탐구에 집중하는 시기라서 언제나 또래들과 같이하며 바쁘게 살지만, 졸업을 하고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사람은 사람과 멀어지게 된다. 그게 내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든 간에. 그래서 자신을 외롭지 않게 해 줄 사람을 찾는다. 그것이 연애라는 행위이고, 더 나아가면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백년가약을 맺는다.

인생을 살면서 타인들에 의해 배신당하고, 상처 받고, 혐오스러운 삶을 산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 점의 의심 없이 그 사람만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이룰 수 있고, 서로를 의지하며 꼿꼿한 허리와 단단한 지팡이가 되어 주는 동반자. 비약하자면 당장 내일이 지구 멸망일지라도 서로의 약점인 등을 내주고 맞대어, 비록 우리의 현생은 여기까지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서로의 등과 뒤통수를 맞대고 가만히 눈을 감는 인생.

우리들은 오늘도 우리가 될 두 등을 찾기 위해 원하고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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