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치핵과 다른 증상, 조기 치료가 중요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긴 직종에 종사하는 분이 늘어나는 요즘, 성별을 불문하고 항문 질환으로 인한 불편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분이 많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서 항문 혈액 순환이 저하되고, 잦은 회식이나 술자리, 섬유질이 적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 등, 항문 질환을 일으킬 만한 요인이 증가했기 때문이죠.
항문 질환은 아픈 부위를 언급하기에 창피하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다 병을 키우는 일이 특히 많은데, 항문 주위 통증이 심해지거나 변에서 피가 비친다면 대표적인 항문 질환인 '치핵'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치핵은 소위 '치질'로 널리 불리는 항문 질환으로, 항문관에 있는 정맥총에 혈액이 고이면서 조직이 뭉쳐 항문관 밖으로 빠진 상태를 뜻합니다.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의 영향으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며, 만성 변비나 설사가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죠. 임신 중에도 호르몬과 혈류의 변화로 치핵이 발생하기 쉬우며, 나이가 들면서 발병이 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느 정도 유전적 소인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치핵은 조직이 생성된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항문 안쪽에서부터 치핵 조직이 생겨서 외부로 돌출된 것이 내치핵, 항문 개구부 바깥쪽 피부로 덮인 부위에서 치핵 조직이 나타나는 것을 외치핵이라고 부르죠. 물론 내치핵과 외치핵이 함께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외치핵은 특히 출혈이 아닌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서 조직이 부어오르는 혈전성 외치핵이 자주 나타납니다.
내치핵은 항문관 안쪽에 있으므로 초기에는 배변 시 가끔 피가 비치는 정도로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통증도 거의 없습니다. 질환이 점점 발전하면서 내부의 치핵 조직이 점점 튀어나오고,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도 되돌아가지 않는 지경에 이르죠.
반면 혈전성 외치핵은 만졌을 때 내치핵보다 조직이 단단하고 검푸른 색을 띱니다. 배변 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며,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죠. 그래서 배변 자체가 꺼려지다 보니 배변 습관이 나빠지고 변비를 유발해 치핵 증상을 키우는 일도 있습니다.
혈전성 외치핵은 혹의 크기에 따라 다른 치료 방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작은 혹일 경우, 수술이 아닌 따뜻한 좌욕이나 청결 관리 등 보존적 방법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죠. 초기 외치핵이라면 2~4주 정도면 자연 치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혹이 커졌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외치핵 수술은 항문 내부 조직이 늘어져 바깥으로 밀려 나온 내치핵보다 비교적 간단한 편에 속합니다. 한사랑병원에서는 점막하치핵절제술로 정상 조직은 최대한 살리고, 불필요한 치핵 조직만을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수술 부위가 크지 않아서 통증이 덜하고 합병증 우려도 적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에 행해진 전체 수술 중 2위가 치핵 수술일 만큼 치핵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질환으로 손꼽힙니다. 무증상인 경우도 다수 있지만, 질환이 심해지면서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대변 끝에 붉은 피가 묻어 나오고, 속옷에 변이나 피가 묻어나는 형태로 증상이 종종 나타나죠.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병원에 방문해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평소 생활 습관과 관련이 깊은 질환이므로, 배변 시 스마트폰을 오래 쳐다보거나 책을 읽는 것은 좋지 않으며,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으로 변비가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