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대사를 느리게, 혹은 빠르게 하는 갑상선 호르몬
갑상선은 목 한가운데에서 약간 아래쪽에 있는 나비 모양 내분비 기관으로, 무게는 20g~60g에 불과한 작은 기관입니다. 평소에는 손으로 만져도 만져지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지만, 결절이 생기거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커지면서 눈에 띄기도 하고 혹처럼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갑상선의 주요 기능은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 분비하여 체내 모든 기관의 활동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더우면 땀을 흘리고 피부 표면의 혈관을 확장해 체온을 식히고, 추우면 몸을 부들부들 떨고 열을 보존하는 등, 체온과 신진대사 조절 기능 역시 갑상선 호르몬 역할이 크죠.
그런데 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더운데도 오한이 느껴지거나, 추워도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신진대사가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어 신진대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 호르몬 분비가 너무 적어서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질환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입니다.
1. 갑상선 기능 항진증
앞서 언급했듯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너무 많아지면서 생리적 작용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리면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릴 때가 많고 숨이 잘 차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쉽게 피로해지고, 식욕이 늘어나는데도 체중은 오히려 줄어들죠. 피부가 건조해지며 탈모가 오기도 하고, 감정적으로는 매사에 예민해지거나 감정 기복이 커지며, 눈이 툭 튀어나오거나 목이 붓는 등의 외모 변화도 나타납니다.
합병증으로 맥박이 고르지 않은 부정맥이나, 숨이 차고 몸이 붓는 심부전, 혹은 심혈관 질환이 동반될 우려도 있습니다.
2.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달리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줄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신체 대사가 저하되는 질환입니다. 식욕이 떨어져서 식사량이 줄어드는데도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하며, 유독 추위를 잘 타고 기운이 없어집니다. 피부가 두꺼워지며 감각이 둔해지고, 행동도 굼떠지는 경향이 있죠. 역시 탈모가 동반되거나 머리카락이 거칠어지기도 하고, 원인 모를 근육통이나 손발 저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성은 월경량이 많아지는 일도 있습니다.
심혈관계 합병증이나 저혈압, 체온 저하 등의 신경학적 합병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저하증은 대부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자가 면역 질환인 경우가 많으며, 질환에 따라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거나 외부에서 보충하여 갑상선 호르몬 역할을 정상화하는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저하증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하면 몇 주 안에 거의 모든 증상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완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합니다.
항진증은 약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나, 합병증 위험이 큰 편이라 주로 수술로 갑상선 일부나 전체를 절제하여 기능을 억제하는 방법을 씁니다. 수술 후 갑상선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하증 증상이 나타나게 되므로, 역시 호르몬 제제를 먹어야 합니다.
최근 갑상선 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수가 느는 추세인데, 이는 진단 기술의 발달로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결절이나 암 조직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갑상선 기능성 질환은 대부분 자가면역 질환으로, 그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발병과 치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평소 되도록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