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늦어지면 목숨이 위험한 맹장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덥고 습한 여름철은 음식이 상하기 쉬워서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분이 많은 시기입니다.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고 배탈로 고생하시다가 병원에 내원하시는 분도 비교적 많죠.
하지만 여름철 복통이 모두 음식과 직결된 것은 아닙니다. 증상은 소화불량이나 배탈과 비슷하지만, 맹장염초기증상을 놓쳐서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목숨을 위협하기도 하는 맹장염이 그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맹장염은 엄밀히 따지면 틀린 명칭입니다. 맹장은 큰창자가 시작되는 부분에 붙어 있는 끝이 막힌 주머니 모양의 위창자관입니다. 초식동물은 소화 기능을 담당하지만, 인간의 맹장은 퇴화하여 소화 과정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맹장 끝에는 작은 돌기, 즉 충수돌기가 달려 있는데, 어떤 이유에 의해 충수돌기 입구가 막히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맹장염, 즉 '충수염'이라고 부릅니다.
맹장염은 딱딱하게 굳은 대변 덩어리나, 과도하게 증식한 점막 하 림프소포가 충수돌기 입구를 막아서 발생하는 일이 많습니다.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가을이나 여름보다는 봄, 여름에 환자가 많은 편이며, 육식이나 폭음, 과식 등으로 평소 위장에 부담을 많이 주는 사람에게서 발병 확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죠.
충수염은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후 보통 24~36시간, 최대 72시간 내에는 반드시 충수가 파열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수 입구가 막혀 내부에서 염증을 일으키면서 그 속에는 고름이 차오르게 되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충수는 점점 부어서 결국 구멍이 뚫려서 복막농양을 형성하기도 하며, 최악의 경우 세균성 복막염을 일으켜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복통을 일으킨 즉시 병원에 방문해 수술받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맹장염 초기에는 모호한 통증이 윗배에 느껴지다가, 점점 오른쪽 오른쪽 아랫배로 옮겨가며, 아픈 부위를 눌렀을 때 더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복통은 대변을 보면 사그라들게 마련인데 배변 후에도 사라지지 않으며, 통증이 반복하여 나타납니다. 그 밖에도 식욕이 떨어지고 구역질이 나며, 소화불량이나 배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죠. 어느 정도 진행된 맹장염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오른쪽 아랫배를 눌렀을 때 심하게 아프고, 손을 뗄 때는 통증이 더 심해지는 반발통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통증의 양상과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달리 나타나기도 하므로, 추가로 검사가 필요할 때는 복부 초음파나 CT 촬영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맹장 수술은 우측 하복부를 절개하여 그 절개창을 통해 환부를 절제하는 방식입니다. 눈에 잘 안 띄는 부위이기는 하지만, 수술로 인한 흉터를 신경 쓰시는 환자분이 많았죠.
한사랑병원에서는 배꼽 위쪽의 단일 통로를 통해 내시경과 복강경 수술용 도구를 삽입하는 '단일통로복강경 수술'을 외과 수술의 기본으로 확립하였으며, 충수염에도 이 수술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외과 수술법과 달리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 정확도도 높아서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되는 추세입니다.
맹장염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며, 배가 아프기 시작하면 이미 응급상황일 우려가 큰 만큼 신속한 수술이 필수입니다. 맹장염 환자의 95% 이상에서 복통 소견이 관찰되므로, 초기 맹장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 없이 병원, 혹은 응급실에 방문하셔서 그에 맞는 조치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