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에 비치는 혈변, 원인 질환은?
색깔에 따라 다른 혈변 원인
조선시대에는 왕이 매화틀에 본 대변 상태를 보고 궁의들이 왕의 장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도 적당한 크기와 형태에 황갈색을 띠는 것이 건강한 대변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기준이죠.
하지만 간혹 대변이 회색이나 검은색을 띠기도 하고, 선명한 붉은색 피가 섞여 나오는 등 평소와 다른 형태를 보이는 일도 있습니다.
혈변은 항문의 상처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변에 피가 너무 자주 비치거나 계속 색깔이 이상한 변을 본다면, 혈변원인이 항문 질환이나 심각한 위장관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혈변의 종류
대변에 선명한 붉은색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혈변이라고 합니다.
혈변은 주로 항문이나 대장 등 하부 위장관에 출혈이 발생하면 보일 수 있습니다. 소화 기관에서 나온 혈액이 대변과 섞여 금방 배출되므로 혈액 그대로의 선홍색을 띄죠.
까만 타르 같은 색을 띠는 혈변은 흑변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식도나 위장, 소장 상부 등의 상부 위장관에서 출혈이 발생했을 때 보이는 혈변의 형태로, 혈액이 소화관을 거치면서 색이 검게 변하고 대변과 섞여 검은색을 띠게 됩니다.
혈변의 원인
가장 흔한 선홍색 혈변원인으로는 항문관 내부에 생긴 치핵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치핵이란 잦은 변비나 설사, 바르지 않은 배변 습관 등이 원인이 되어 항문관 내부의 쿠션 조직이 뭉쳐 혹처럼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큰 통증 없이 배변 시 출혈이 동반되는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배변 중 항문 조직이 파열되거나 치루, 치열 등의 항문 질환에 의해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올 수 있죠.
또한, 이질이나 혈관 이형성, 허혈성 및 궤양성 대장염이 있을 경우, 혹은 직장이나 대장 하부에 용종이나 암 조직이 있을 경우에도 선홍색 혈변을 볼 수 있습니다.
흑변의 원인
흑변의 원인이 되는 상부 위장관 질환으로는 식도염이나 식도 열상, 식도 정맥류 파열 및 식도암 등의 식도 질환,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 등의 위 질환, 소장 궤양이나 염증성 장질환, 소장암 등의 소장 질환 등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식도나 위장, 소장 상부 등 상복부에서 발생한 출혈이 소화액과 섞이고, 소화 기관을 거치며 소화관 내부 세균의 활동에 의해 검게 변해 대변과 섞여 흑변을 생성하는 일이 많습니다.
철분제나 시금치, 선지 등 철분을 다량 함유한 음식을 먹었을 때도 일시적으로 흑변처럼 보이는 검은 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통 혈변의 색깔에 따라 '선홍색은 항문 질환, 검은색은 위장관 질환'으로 혈변원인을 가늠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식도나 위장의 출혈이라도 출혈량이 많거나 출혈이 급격히 발생하면 소화액과 섞일 시간이 없어 비교적 붉은색을 띤 혈변을 볼 수 있죠.
직장이나 대장 등 하부 위장관에서 발생한 출혈이라도 출혈량이 적어서 천천히 배출될 때는 흑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와 다른 혈변이 눈에 띈다면 병원에 방문하셔서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심각한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지름길입니다.
정확한 혈변의 원인, 진단 방법은?
혈변원인을 파악하고 위장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내시경입니다. 위내시경을 통해 식도와 위, 십이지장 등 상부 위장관 상태를 확인하며, 대장내시경으로 직장과 결장, 대장 및 소장 말단부의 출혈과 병변 부위를 확인할 수 있죠.
출혈량이 많을 때는 혈관 조영술 등의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출혈 부위와 원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혈변은 먹는 음식이나 항문의 상처 등 일시적인 원인으로도 종종 나타납니다. 하지만 직장암이나 대장암 등의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는 만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증상입니다.
직장암과 대장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 가능성이 높은 질환인 만큼, 평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위내시경 및 대장암 검진 등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시고,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예방 및 조기 발견하셔서 건강을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