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서 묻어 나오는 선명한 붉은 피, 왜일까?
우리가 먹은 음식은 위장과 소장, 대장 등의 소화기관을 거쳐 분해되고 몸속으로 흡수된 후, 남은 찌꺼기는 항문을 통해 배출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만 생활하는 생활 습관, 식이섬유 섭취는 줄고 지방과 단백질 섭취가 늘어난 식습관의 변화 등이 다양한 항문 질환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한사랑병원과 함께 항문출혈의 원인이 되는 항문 및 대장질환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치핵
흔히 치질이라고 불리며, 항문과 직장에 존재하는 혈관을 포함한 부드러운 쿠션 조직이 뭉치면서 부풀어 올라 통증과 항문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성인의 약 50%는 평생 한 번쯤 치질을 겪을 정도로 흔한 대표적인 항문 질환이죠.
직장 내부 조직이 뭉치는 것을 내치핵, 항문 밖의 조직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외치핵이라고 하며, 두 치핵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배변 시 선혈이 묻어나오는 출혈이며, 내치핵은 초기에는 통증 없이 출혈 증상만 있다가, 점점 심해지면서 부풀어 오른 조직이 항문 바깥으로 빠져나오며 통증과 불편감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게 됩니다.
2. 치열
항문관이 손상되어 찢어진 상처를 뜻하며, 원인은 대부분 변비로 인해 딱딱하고 굵은 대변 때문에 항문관이 찢기는 것입니다. 근육이 얇고 약한 편인 항문 뒤쪽, 즉 꼬리뼈 쪽에 가까운 항문 조직에서 특히 빈발하죠.
치열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배변 시 통증과 출혈을 들 수 있겠습니다.
출혈은 배변 후 휴지로 닦았을 때 묻는 정도의 소량 출혈이 발생합니다. 통증은 배변 중은 물론 배변 후에도 한동안 지속되며, 종일 아파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도 있을 정도죠.
찢어진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고 궤양화하면서 만성 치열로 발전합니다. 배변 시의 통증이 심해서 그 두려움으로 배변 장애가 발생하고, 변비로 인해 대변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배변 시 다시 상처가 생기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죠.
3. 탈항
탈항은 항문이나 직장 점막, 혹은 항문 조직 전층이 항문 밖으로 빠져 나와 내부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항문 밖으로 점막이 삐져나오며 항문 전체가 빨갛게 부어 올라서 장미꽃처럼 보이기도 하죠.
초기에는 점막 탈출이 심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지만, 점점 탈출 정도가 심해지면서 배변 시 잔변감, 불편감 및 항문출혈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정상적인 위치에 자리 잡아야 할 직장과 항문이 근육과 인대의 약화로 빠져 나오기도 하고, 힘을 주거나 무거운 것을 들어올릴 때 복압이 높아지며 직장이 밀려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 임신이나 출산 중 발생하는 일도 종종 있고, 근육과 인대 기능이 온전하지 못한 소아나 노인에게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불량한 식습관으로 잦은 변비나 설사를 겪으며 탈항을 겪는 환자가 느는 추세입니다.
그 밖에도 항문 안쪽이나 직장 내부에 생기는 직장유암종, 60세 전후로 드물게 발생하는 항문암 등이 항문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항문 질환은 생활 습관에 의해 촉발되는 일이 많으므로, 평소 관리와 예방이 중요합니다.
매일 따뜻한 물로 깨끗이 좌욕해서 항문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변비와 설사를 일으키는 식생활을 최대한 피하며,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할 때는 종종 일어나서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배변 시 항문출혈 등의 항문 질환 의심 증상이 보일 때는 지체하지 마시고 병원에 방문하셔서 검진을 받아 보셔야 합니다. 비교적 초기의 치핵이나 치열 등 항문 질환은 내과적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부끄러워서 병원 진료를 피하다 보면 일상생활은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며, 치료 방법도 까다로워지고 회복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죠.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셔서 검진받고, 평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모든 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는 사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