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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Jan 15. 2021

음낭 안쪽에 물이 찬다? 음낭수종

음낭에 체액에 차오르는 질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로

음낭은 고환을 감싼 주머니 모양의 남성 기관으로, 표면에는 가는 주름이 많고 그 안쪽에 민무늬근으로 된 얇은 층이 있습니다. 이 민무늬근은 끊임없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따뜻하거나 더울 때는 이완하며 주름이 펴지고, 차가워지면 수축하며 주름이 선명해지죠.


그런데 음낭 한쪽이 부어서 늘 주름이 팽팽하게 펴진 상태를 보이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특별한 통증 없이 음낭이 부어있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음낭 내부 공간에 체액이 차는 '음낭수종'을 의심할 수 있겠습니다.




음낭수종이란?


음낭 내부 고환을 감싸는 고환집막이라는 공간으로 체액이 고이는 질환으로, 음낭에 체액이 고이는 이유는 선천적, 후천적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태아는 엄마 배 속에서 각종 신체 기관이 발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남자아이의 고환은 복부 중심부에서 형성되어 발달 과정에서 점점 밑으로 내려와 최종적으로 음낭에 자리를 잡는데, 이때 고환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미처 닫히지 않은 통로를 통해 복부와 음낭 사이로 체액이 통하게 되면서 음낭에 고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복강과 음낭 사이에 체액에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 상태로 음낭에 물이 찬 것'교통성 음낭수종'이라고 합니다.




어떤 증상을 보일까?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양쪽 음낭의 크기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한쪽에 비해 다른 쪽 음낭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고, 만져 보면 물이 차 있는 것처럼 살짝 출렁거림이 느껴지며 말랑말랑합니다.


빨갛게 핏줄이 서거나 열이 나고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는 일도 드문 편입니다. 그래서 목욕 중 부모가 음낭 크기의 차이를 알아채고 혹시 큰 병이 아닌지 걱정이 되어 병원으로 데려오는 일이 많죠.


소아의 교통성 음낭수종은 복압이 높아지면 체액이 밀려 나오면서 음낭이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복압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면 조금 작아지기도 합니다. 또한, 복강과 음낭 사이의 통로가 크면 탈장이 동반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생후 2세가 지나기 전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생후 1세 이후에도 남아 있으면 수술로 치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성인의 음낭수종은 무엇이 다를까?


성인 남성은 고환염 등의 염증성 질환이나 외상, 종양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고환을 둘러싼 막에서 분비되는 액체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며 수종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쪽 음낭이 비대해지며 좌우가 비대칭이 되는 증상을 보이며, 대개 통증은 없지만 음낭이 크게 부풀어서 옷을 입고 움직일 때 쓸려서 통증 때문에 불편할 수 있습니다.


성인에게는 치질만큼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질환 부위가 부위인 만큼 부끄럽다는 생각으로 진료를 꺼리시는 일이 많은 편입니다. 음낭에 고이는 액체는 원래 인체에 존재하는 체액이지만, 체액이 순환하지 않고 고여 있으면서 합병증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병원 방문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음낭 내부에 고인 액체를 주사기로 빨아들이는 천자 시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이는 재발률이 높아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소아의 교통성 음낭수종에는 무의미한 시술이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음낭수종은 수술을 통해 복강과 음낭 사이의 통로를 막고, 체액이 고이는 공간을 제거하는 수술적 요법을 통해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수술 시에는 탈장이나 다른 고환 질환의 동반 여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므로, 외과 수술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병원에서 의료진과 꼼꼼한 상담을 거쳐 치료 방법을 결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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