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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Feb 25. 2021

성인 비만보다 더 위험한 소아비만

어릴 때 생길수록 치료하기 어려운 만성 질환

비만이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닌, 체내에 쌓인 지방 세포의 양이 과다한 상태를 뜻합니다. 평균 체중을 초과하더라도 골격이나 근육 무게 때문이라면 비만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우리나라에서는 키(cm)의 제곱을 몸무게(kg)로 나눈 수치인 체질량지수(BMI)가 27.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하며, 30 이상은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비만에 속합니다.


고도비만은 대사성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 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는 질병으로 분류되며, 운동과 식이조절만으로 체중 감량이 어려운 고도비만 환자는 고도비만 수술 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5~6세 이후에서 사춘기가 되기 전에 운동 부족과 과도한 열량 섭취로 비만이 되어 건강을 해치는 어린이 환자들이 크게 느는 추세입니다.

특히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표준 체중을 50% 이상 초과하는 어린 비만 환자의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어릴 때 찐 살은 자라면서 키로 간다'는 속설이 있지만, 최근에는 아동의 비만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을 동반한 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면서 건강이 심하게 악화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소아비만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심각한 문제입니다.




현대 소아 비만의 원인은 식습관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가장 큽니다. 손쉽게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극적인 맛의 과자나 패스트푸드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면서도 열량은 지나치게 높아서 잉여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식품입니다.

게다가 게임이나 스마트폰을 오래 즐기는 습관, 방과 후 학원 활동 등으로 신체 활동이 적어지면서 운동 부족이 되어 남는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지방으로 축적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섭취 열량 과다와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의 요인과 함께 가족력이 아동 비만의 요인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80% 정도이며, 부모 한쪽이 비만일 때도 양쪽 다 비만이 아닐 경우보다 자녀의 비만율이 훨씬 높죠.

유전자의 문제와 함께 비만이 되기 쉬운 부모의 생활 습관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아동의 비만에 박차를 가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어린이의 비만이 더 위험한 이유는?


성장기는 체세포가 활발하게 분열하며 몸이 급격히 자라는 시기입니다. 성인 비만은 지방 세포의 크기가 커지면서 발생하지만, 소아비만의 경우 근육과 뼈, 피부 세포뿐 아니라, 지방 세포도 함께 분열해 지방 세포의 수도 많아지고 크기도 커질 수 있죠. 많아진 지방 세포의 수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체중 감량이 더욱 어렵고, 고도비만에 동반되는 각종 합병증이 조기에 나타나기도 해서 치료와 관리가 더욱 까다롭습니다.


또한, 몸에 축적된 불필요한 지방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2차 성징 발현 시기가 빨라지는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성조숙증은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하고 생식 기관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비만으로 인한 외모 컴플렉스와 스트레스 역시 성장기 아동의 정신 건강과 사회성의 건전한 발달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평생 가는 마음의 상처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치료와 관리


소아비만 환자는 성인과 달리 성장 중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체중은 그대로라고 해도 키가 자라면서 비만도가 낮아질 수 있으므로, 체중 감량이 아닌 비만도 감소를 중점에 두고 치료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만 아동 치료는 부모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극단적인 식이 요법을 시행하지 않습니다. 성인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시행하기도 하는 수술 요법도 아동 비만 환자에게는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아동의 비만은 비만도와 합병증 동반 여부에 따라 정기적인 검사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열량 섭취를 줄이며 운동량을 늘이고,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방법을 병행하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어릴 때는 살이 조금 찔 수도 있고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분류되며, 소아비만은 어린이의 몸과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고 성인 비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아이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식단 조절과 적절한 운동, 행동 교정 등의 도움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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