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울이 잡힌다며 겨드랑이 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이 환자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습니다. 겨드랑이에 멍울이 잡히니 혹시 암은 아닐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진료 후 이 환자는 부유방을 진단받았습니다.
부유방(副乳房)은 副 버금 부(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乳 젖 유, 房 방 방의 한자를 쓰는데, 뜻을 풀어보면 ‘버금 유방 즉, 두 번째 유방’을 뜻합니다.즉, ‘부수적인 유방’이란 뜻입니다.
사람의 유방 수는 한 쌍이지만 정상적인 유선조직이 겨드랑이 부위에서 증식되어 유방이 더 생겼다는 의미로 다유방증(多乳房症)이라고도 부릅니다.
밀크라인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사람은 선천적으로 겨드랑이에서 사타구니까지 양쪽에 긴 유방능선을 지니고 있는데요. 겨드랑이부터 서혜부(사타구니)까지 양 옆을 지나는 부위(양쪽 겨드랑이부터 가슴을 지나, 배꼽을 기준으로 양 옆 선을 따라 사타구니까지 두 갈래로 뻗어 있는 유방 능선)를 밀크라인이라고 합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밀크라인이 발달하게 되는데, 보통 태아시기 9주 정도 되면 가슴 부위만 남고 나머지는 퇴화합니다.
그러나 일부 여성(2~5% 정도)에서는 유선조직이 퇴화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 정상적인 유방 외에, 부수적으로 유선조직의 크기가 커지고 발달하면서 부유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부유방은 겨드랑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밀크라인이 지나는 가슴 아랫부분이나 옆구리, 혹은 팔뚝 등에서도 부유방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부유방은 인체에 있는 정상적인 한 쌍의 유방과 달리, 겨드랑이 부위에 멍울처럼 잡히기 때문에 종종 ‘살이 쪄서 겨드랑이 살이 잡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막연히 ‘살 빼면 사라지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분이 많은데,환자에 따라 다음과 같은 부유방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부유방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부유방 치료 전에 X-ray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환자마다 부유방 원인이 다르고
어느 부위에 발생했으며
지방 조직과 유선 조직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피부 늘어짐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 뒤 환자에 맞춰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유방 수술은 피부 절개 후 유선조직과 지방조직을 함께 제거하는 원리로, 맘모톰(Mammotome)을 이용해 이루어집니다.
맘모톰이란 유방조직 검사를 위한 생검기구(의료기기명)이자 검사 방법(진공흡인시술)으로, 진공 흡입기와 회전 칼이 부착된 바늘을 병소에 넣고 바늘 내부의 회전 칼을 작동시켜 병변을 잘라내 조직검사를 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부유방 수술에도 맘모톰이 활용됩니다.
환자에 따라 수술 방법에 차이가 있으며, 지방조직이 많은 부유방 환자는 지방흡입술을 시행하고, 유선조직이 많은 환자라면 겨드랑이 안쪽 부위를 절개(약 1cm)해 맘모톰으로 유선조직도 함께 제거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환자 사례처럼 종종 겨드랑이 멍울이 암일까 우려하는 분도 많은데 부유방에서 암이 발생하는 사례는 비교적 드문 편이지만, 부유방도 유방조직이므로 유방암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건강을 위해 유방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