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나비가 많이 보인다. 이것도 기후 변화의 영향인가.
주말에 하이킹을 하는데, 나비 한 마리가 유독 우리 주변을 맴돌면서 한참을 따라왔다. 내 어깨에도 앉았다가, 남편의 팔에도 스쳤다가 하면서.
그러자 남편은 갑자기 “장모님?” 하고 나비에게 말을 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을 맴도는 걸 보면, 보통 나비가 아니라고. 장모님이 나비가 되어서 우리한테 오셨나 봐. 라더니, “장모님, 따님이 어제 과자 두 봉지나 먹었어요.”하고 엄마한테 나의 만행을 고자질했다.
며칠 전엔 7살인 조카가 갑자기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펑펑 울었다며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조카의 욕실 슬리퍼가 이제 좀 작아져서, 이거 이제 버릴까? 했더니, 이거 외할머니가 사준 건데… 하면서 갑자기 통곡을 했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외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은데, 엄마도 그래? 할머니는 이제 밤하늘에 별이 되었다고 했잖아. 그래서 하늘에 별을 볼 때마다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너무 슬퍼.”
조카가 다섯 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함께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가 보다.
엄마와 결이 비슷한 이 두 남자를 엄마가 참 좋아했다. 그리고 그들도 엄마를 아직도 그리워한다. 엄마가 계셨다면, 이 둘은 엄마에게 참 좋은 친구가 되어줬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