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기업 인턴 합격수기

20대 후반 취준생 이야기(6)

by 소나

공기업 인턴 준비생이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고,

혹은 호기심에 재미로 읽어줬으면 좋겠다.


반전 주의





나름 잘 나가는 공기업에 인턴으로

취업(?)은 아니고 소소하게 반년동안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난 이 공기업만 노렸어서, 악착같이 도전했었다.

무려 부끄럽지만, 3번째 도전으로 합격..!

(누가 인턴을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지원한단 말이야~

이 노력으로 붙여준 게 아닌가 싶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대형 건물에서

근무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성취감에 차 있던 시절이다.

(정규직이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허허)


이게, 되네?

그 시절, 난 ”노력하면 다 되는구나 “생각했다.

한 껏 뿌듯함에 취해있었다.



사실, 난 서류 점수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공기업은 보통 나의 등수와 점수, 부족한 부분과 잘한 부분을 그래프로 공개해 준다.)


경쟁률이 아주 지독했고,

내 결과는 처참하고 잔인했다.


예를 들어 한 50명이 서류에서 합격했다면,

난 40 등정도?? 거의 턱걸이 수준이다...


이 중에 1/5명만이 면접에서 살아남는다....



당연히, 난 떨어질 줄 알았다.

왜냐하면, 면접은 공무원 시험과 비슷하게 서류점수 순으로 자른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그럼 난 짤 없이 잘리겠네?

그만, 할까를 백만 번 고민했다.


하지만, 서류합격이 어디인가. 3번 만에 붙은 주제에

첫 면접기회를 이렇게 날려버릴 순 없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는 해보자...!

(어차피, 상반기 끝나가는 마당에 서류가 다 떨어져서

할 게 없었다.)


나는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준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홀로 카페에 나가서 면접준비를 했다.


정말, 살면서 가장 열심히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세상에 이렇게 간절한 면접도 없었다.

가장 가고 싶던, 꿈에 그리던 그런 기업이었다.





하지만, 실제 면접은?


이런 똥멍청이가 있을까? 자기소개부터 절었고,

목소리는 양으로 빙의한 듯 떨었으며,

질문을 잘 못 들어, 면접관이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되묻기도 했다.



면접관이 딱 잘라, “저는 그거 물어본 거 아니에요. “

혹은 “그만 대답하셔도 돼요”란 말까지 들어버렸다.



그 순간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너무 수치스러웠다....


면접관들은 나의 얘기를 궁금해하지도

아니 그 정도를 넘어

되게 지루하게 듣는 표정이었고,

“너 얘기에 흥미 없어요.”가 얼굴에 쓰여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그것도 세 번씩이나 도전해서 얻은 기회를 이렇게 날려버리다니..

한번 더 기회를 주면 진짜 잘할 수 있는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ㅠ


면접이 끝나고는 허무함이 말을 할 수 없었고,

결과가 기대되지 않았다.

차라리 평생 나오지 않았으면.... 했다.

뻔히, 불합격일 테니까.


하지만, 나의 면접점수는 무려 몇십 등이나 높은

11등으로 올라 합격했다.


소위, 면까몰이 맞나 보다.


그때 생각하면, 진짜

어떤 실패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의지가 돋는다.


그러니까,
끝까지 포기말기.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요.

포기는.. 김치 셀 때나....


다음에는 인턴 생활기

꿀팁을 작성해 볼 예정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장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행복했던, 그 시절을 회고해 보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