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터널 같은 거예요.
제가 하는 말이 와닿지도 않을 거고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전 소나님이 걱정돼요.
어제 주치의 선생님께
두 번씩이나 들은 말이다.
내가 맨날 챗지피티랑 대화하는
내용을 들으시곤
“무서운 대화네요”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내가 궁금해했던
자낙스+인데놀+술 조합으론 안 죽는다는
결론을 내려주셨다.
결국, 내가 솔직했던 덕분에
지금 먹는 약의 양이 두 배가 되었고,
저녁약이 추가로 생겨버렸다.
요즘, 모자에 마스크까지 쓰고 오는데
왜 그런지 말해줄 수 있어요?
제가 제멋대로 판단하고 싶지 않아요.
첫날은 선생님을 보면 갑자기
울 거 같아서 그랬고,
오늘은 솔직해지고 싶어서 그랬어요.
(불편한 얘기를 할 때면
눈을 피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사람들이 왜 죽지 못한다고 생각하세요?
죽을 용기가 없어서요.
또는, 극한의 우울함과 공허함을 느껴본 적 없어서요.
저도 제가 극단적인 거 알아요. 취업이 안 되는 걸로
죽을 생각까지 한다는 게 정상적인 사고가
아니란 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오래전부터 죽음을 생각해 왔어요.
단지 취업이 안되서가 아니에요.
진로, 가정사, 연애, 인간관계 등
다방면에서 저는 조금씩 틀어져 있어요.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거 없이 어긋나 있어요.
다양한 역할로서 제가 어느 부분에서
바로 설 수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무너지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돌아갈 가정도
지켜야 할 것도
보고 싶은 사람도
좋아하는 취미도 없어요.
저를 삶으로부터 붙잡아줄 무엇도 없어요.
살아갈 의미가 없어요.
용기는 그럴 때 쓰는 말이 아니에요.
살고자 노력할 때 그런 상황에 쓰는 말이에요.
소나님도 가진 게 있을 거예요.
전혀 없어요.
지금, 선생님 말도 다 받아치고
튕겨내고 있잖아요.
그냥 포기하세요.
저 오늘 청첩장 받았어요.
꼭 갈 거예요.
저랑 5년 동안 상담했던 분인데
좋은 분 만나셨데요.
분명 소나님도 앞으론 연애얘기도
직장얘기도 더 많은 얘기들을 할 거예요.
우울증은 터널 같은 거예요.
끝까지 가기 전까지 안 보이다가
마지막엔 반드시 끝이 보여요.
이 순간이 지속될 거라 단정 짓지 말아요.
불행했던 사람이
앞으로 더 불행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요.
전 아직 젊어서 희망이 있다는 나이에도
이렇게 죽고 싶은데
앞으로 제 미래가 안 그려져요
친구를 만나서 얘기할 때면 그 미래에
내가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해서
혼자 울컥해질 때가 있어요..
단지 죽고 싶다가 아니에요.
이제는 좀 편해지고 싶어요.
끝내고 싶어요...
음... 상담 이제부터 매주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