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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유 May 16. 2024

노래를 끝까지 다 들어 본 게 언제였지? (음악명상)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뭐였더라?
아이 키우느라 TV도 잘 안 키는데 유행하는 노래는 뭐지?
노래를 언제 들어 봤지?
노래 한곡을 끝까지 들어본 건 언제였지?



아침 요가 가는 길. 늘 운전대를 잡고 지브리 OST를 듣곤 하는데 이 음악은 가사가 없다. (내 기준으로 가사가 있는 건 노래, 없는 건 넓은 의미의 음악이라고 하겠다.) 허밍으로 따라 부르며 서두르던 마음을 차분하게 해 본다. 예전엔 이어폰으로 노래도 듣고, 오디오 북도 들었는데 요즘은 인기가요나 음악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니 유행이 뒤 쳐 저도 한참 뒤처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는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나에게 물었다. 번뜩 떠오르는 노래가 없어 한참을 생각했다. 유튜브로 노래를 들으려는데 뭐라고 검색해야 할지. 손가락이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고 더듬다 보니 3년 전 남편이 축가를 불러준 '아로하'가 생각났다. 이 노래는 유행도 없고, 늘 들어도 좋은 노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조정석 님이 부르기도 했다. 남편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도 재밌게 봤었는데. 언제 봐도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https://youtu.be/3DOkxQ3HDXE?si=gi2-6aJdvlxzK8un


유튜브에 '아로하' 노래를 검색했다. 잔잔한 반주가 나오고, 한 박자 쉬고.


어두운 불빛 아래 촛불하나

와인 잔에 담긴 약속 하나

항상 너의 뒤에서 널 지켜줄 거야

날 믿어준 너였잖아


편안하게 노래를 귀로 들었다. 노래를 중간에 듣다가 끊거나 다른 노래를 듣지 않고 노래를 끝까지 듣는다. 목소리가 편안하다.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 노래를 이렇게 편하게 부를 수 있을까.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노래도 잘하는 걸까. 노래는 처음 들었을 때의 그때의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좋다~ 그냥 좋다~ ' 마음이 편해지는 노래. 몽글몽글해지는 노래. 심지어 달달하기까지 하다.


노래를 한번 더 들으며 흥얼거렸다. 4분 11초의 시간. 노래를 흥얼거리니 고개도 끄덕거리고, 박자의 리듬을 탔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공공장소에서 듣고 있는데도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노래가 잘 들렸고, 집중이 잘 됐다.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크게 부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뭐라든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노래에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 노래는 사람의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슬픈 노래는 깊은 감성을, 눈물을 불러온다. 신나는 노래는 한층 더 에너지를 끌어올려준다.



아로하


어두운 불빛아래 촛불 하나

와인 잔에 담긴 약속 하나

항상 너의 곁에서 널 지켜줄 거야

날 믿어준 너였잖아


나 바라는 건 오직 하나

영원한 행복을 꿈꾸지만

화려하지 않아도 꿈같진 않아도

너만 있어주면 돼


걱정 마 (I believe)언제나 (I believe)

이 순간을 잊지 않을게

내 품에 (I believe) 안긴 너의 미소가

영원히 빛을 잃어 가지 않게


Cause your love is so sweet

You are my everything

첫날밤에 단 꿈에 젖어

하는 말이 아냐 난 변하지 않아

오직 너만 바라볼 거야 oh


You're light of my life

You are the one in my life

내 모든 걸 다 잃는데도

회하지 않아

오직 너를 위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나 바라는 건 오직 하나

영원한 행복을 꿈꾸지만

화려하지 않아도 꿈같진 않아도

너만 있어주면 돼


약속해 (I believe) 힘들 땐 (I believe)

너의 그늘이 되어줄게

내 품에 (I believe) 안긴 너의 미소가

영원히 빛을 잃어 가지 않게


Cause your love is so sweet

You are my everything

첫날밤에 단 꿈에 젖어

하는 말이 아냐 난 변하지 않아

오직 너만 바라볼 거야 oh


You're light of my life

You are the one in my life

내 모든 걸 다 잃는데도

후회하지 않아 오직 너를 위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You're light of my life

You are the one in my life

내 모든 걸 다 잃는데도 후회하지 않아

오직 너를 위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All I ever want is your love



가사를 보며 한번 들어 보았다. 그리곤 가사의 좋은 부분을 적어보았다.


항상 너의 곁에서 널 지켜줄 거야

날 믿어준 너였잖아

너의 그늘이 되어줄게

내 품에 (I believe) 안긴 너의 미소가

영원히 빛을 잃어 가지 않게

내 모든 걸 다 잃는데도 후회하지 않아

오직 너를 위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All I ever want is your love


사랑하는 사람을 믿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것. 힘들 땐 쉬어 갈 수 있게 그늘이 돼주고, 안아주는 사람.

나의 고유함을 지켜주는 사람. 자기 자신을 잃는데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변하지 않는 사랑의 믿음이 있는 노래였구나. 이 노래의 가사를 눈으로 보니 노래의 애잔함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다.


요즘 노래는 그냥 귀로 듣는 게 전부, 아니면 가수가 나와서 춤을 추는 것에 빠져 무슨 노래인지 가사가 무엇인지 모르고 노래만 듣다 마는 경우가 있다. 물론 유행하는 노래는 그 노래 나름의 중독성이 있을 거다. 내가 옛날 사람일 수도 있지만, 좋은 노래는 가사가 전달되는  노래다. 그 가사가 더 좋으면 인생곡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들으며 따라 불러 본다. 내가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아니지만, 노래를 부르며 이 가사를 음미해 본다.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세레나데다.


노래를 듣고 부르며 오감으로 느껴본다. 감미로운 목소리, 사랑이 담긴 눈빛, 달콤하고 믿음과 사랑이 담긴 가사, 손을 잡아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 노래.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에게 불러주는 노래구나.


노래 한 곡이 내 마음을 채워준다. 콘서트장만큼은 아니지만, 내 마음을 가득 채워준다. 종종 좋은 노래, 기억하고 싶은 노래는 반복해서 꼭꼭 씹어서 듣는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 기억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어떤 노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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