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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Feb 20. 2021

뭘 해도 싫은 두 가지와 의외로 좋은 한 가지

승진압박과 상사, 그리고 새해 인사






요새 주위에서 다들 승진공부하라고 극성이다. 나는 아직 승진하고 않은데 주위에선 그게 안타깝게 느껴지나보다. 좋은 뜻으로 관심 가져주는거 같아서, 그럴 때마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열심히 하고있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속으로는 사실 안하고 있고  앞으로도    같다고 말하고 있다. 신경써주는게 점점 귀찮기도 한데 지나가는 말이라도 공부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다. 형이나 가족들한테 잔소리 듣는 것도 지친다.




부장도 그렇게 말하고 갔다. 원래 미운 사람인지라  고깝게 들려서  짜증이 났다. 그러곤 부장이 교대할  밥은 먹었냐고  사다논다고  소리 얹고 가는데 백번 잘못한 사람이 한번 잘해서 칭찬 받으려는  같았고 실제로 웬일이지라는 생각에 지는 느낌이 들어서  속이 쓰렸다. 그러면서도  사다준다고 한게 마워서 일년동안 뒤에서 많이 씹었는데도 그새 미운 정이 들었나싶었다. 하지만 근무는 계속 같이 하고 싶지 않은  미운 사람인  확실하다. 이번달 인사 발령나면 다신 보지 말자. OO 말로는 그래도 부장이 나를 좋아하는  아니냐고 하는데 만약에 만약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부장이 너무 싫다.




*




며칠전 새해인사를 돌렸었는데 혹시 답장이 왔는데 내가 건너뛴 사람이 있나 싶어서 카톡방들을 확인해봤다. 다행히 건너뛴 사람은 없었다. 새해인사 카톡을 보니 참 많이들 선하구나라는 걸 느꼈다. 새해인사 돌리는게  꽤 형식적이고 또 인사철이라서 속보인다고도 느껴질까봐 안 보낼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직원 중 같은 급인 형이 새해인사 돌렸냐고 물어봐서 일단 나도 돌린 거였는데, 돌아오는 답장들이 다들 나를 기억해주고 덕담을 해주는게 그냥 카톡일 뿐인데도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도 먼저 새해인사 오는 사람들한테 감사한 마음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안 그럴까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형식적인 인사도 가슴을 울릴 때도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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