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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Apr 12. 2021

출석체크 메타로 간다

헬린이 헬스 시작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작년 일 년 동안 쉬는 날이면 집에서 책이나 읽거나 밖에 나가도 항상 차를 타고 다녔다. 자연스레 살이 찌기 시작했다. 평생 배가 나왔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확실히 차를 끌기 시작했더니 운동량이 급격하게 줄었나보다. 코로나 탓에 농구도 잘 하지 않으니까 더 살이 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배가 나오니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코어 근육이 딸리면서 몸이 확 약해진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당장 운동을 시작해야지.


발목 치료를 받는 중이라서 그때 당장은 다닐 수가 없었다. 발목이 조금 괜찮아지길 기다리면서 아름다운 배의 곡선을 유지했다. 발목이 안 좋아진 것도 아마 갑자기 살이 찐 게 영향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격파 치료가 경과가 좋아서 생각보다 빨리 상태가 좋아졌고 이젠 괜찮겠다 싶어 져서 헬스장에 등록했다. 건강해지겠다는 꽤 웰빙한 목표와 코어 근육 단련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다. 몸 만드는 것도 욕심이 나긴 했지만 나는 언제나 주제 파악을 잘하는 편이다.


보디 빌딩 같은 것을 할 위인이 되지 못했다. 일단 식단관리가 말이 안 된다. 닭가슴살과 샐러드라니, 지독한 탄수화물 중독인으로서 참을 수 없었다. 그냥 예전 운동량 정도만 되돌리자는 생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기왕이면 코어 근육 위주로. 30대부터는 또 코어 근육이 말썽이라니까 그전에 준비해야지.


처음에는 당연히 잘 나갔다. 한 시간 정도 꾸준히 운동하면서 땀도 많이 흘렸다. 신체적으로 좋았지만 운동을 시작한 건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거 같았다. 운동을 하니 좀 더 스트레스 관리가 용이했다. 운동을 갔다 온 날이면 기분이 처짐이 없었다. 신체적 활동이 주는 만족감도 있었고 시간이 비거나 생각을 많이 하거나 하는 시간이 없으니 정신적으로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헬스장에 등록하는 사람들 대부분처럼 나는 점점 게을러졌다. 가서 운동량이나 중량을 늘린다는 목표보다는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해라는 생각으로 헬스장에 갔다. 그것도 꽤 좋은 목표였지만 그래도 신체적으론 자극이 덜 갈 것이었다. 한달도 채 다니지않았는데, 역시 난 참 대중적인 사람이구나.


그러다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됐다. 안 그래도 시들시들해져갔는데 며칠 헬스를 안 가니까 더 게을러졌다. 가야 하는데 가기 귀찮아져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거 같다. 이럼 안되는데, 헬스 가야 하는데.


다시 습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겠다. 우선 헬스장을 자주 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출석체크 메타로 간다. 당장 매일은 못 가더라도 격일로라도 가야지.


출석체크 메타로 간다. 내일부터 꼭 가야지. 가서 플랭크 해야지. 막 열의가 끓어 넘친다. 빨리 운동 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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