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바 Apr 05. 2022

왜 우리밀인가요?

느림보상점에게 묻습니다 01

Tomasz Filipek


우리밀과 수입밀은 가격차이가 많이 납니다. (22.4.5 기준 우리밀 20kg 47,000, 수입밀 23,000)
이윤을 남긴다는 목적으로 보면 우리밀을 써야할 이유가 없지요.
제빵성이 좋은 수입밀을 쓰면 빵도   나오는데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빵의 형태가  잡히는게 중요한 빵집도 있고, 가격이 저렴한   중요한 가게도 있습니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는데 맞는 밀가루를 선택하는  중요하지요.
저희도 빵이  나오는 밀가루가 필요합니다. 가격도 적당해야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밀 대신 우리밀을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위로가 되는 빵을 만들  있는 밀가루여야 한다는  입니다.


먼 곳으로 와
오래 기다리다 지친 당신
우리 나란히 앉아
근원에서 받은 빵을 함께 나눠
굶주림을 끝내자
그런 다음 나란히 서서
생각과 영혼을 서로 나눠
우정과 평화와 화합으로
다시 모이자

- 캐나다 소수 부족의 오래된 기도문 '환영'


'함께 나누고 다시 모이게 하는 빵'
'근원에서 받은 빵'
이 빵은 어떤 밀가루로 만들었을까?


멀리 미국 땅에서 누가 어떻게 기른지도 모르는 밀로 만들었을까요.
아니면 우리 마을에 있는 밀. 내가 혹은 내 이웃이 기른 밀로 만들었을까요.
내가 밟은 땅에 뿌리 박혀 있는 밀.
내가 사는 땅에서 난 우리밀일 겁니다.


위 기도문을 처음 본 곳은 월인정원님의 책이었습니다.


지난 구례 여행에서 찾아 간 <월인정원>


월인정원님은 '농가밀'로 빵을 굽고 있습니다.

농가밀은 하나의 농가에서 재배한 단일한 성질의 밀로 생산이력(농지, 농법, 품종, 생산자, 파종일, 수확일, 제분일, 제분방식, 제분처 등)을 아는 밀.
- 이언화, 『월인정원, 밀밭의 식탁』


어디서 누가 언제 어떻게 재배, 수확, 제분했는지 알 수 있는 밀을 말하지요. 경주 산내에서 산내살래팀이 재배하고 있는 경주밀을 농가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느림보상점에서는 맥선 우리밀과 지리산 금강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주밀로 몇 차례 빵을 만들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잘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더 도전을 해봐야지요.



위로가 되는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함께 나눠 먹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그런 빵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농가밀을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한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