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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Nov 12. 2021

부스터샷 헤드뱅뱅

항체는 모르겠고 글은 써지나 보다

월요일 코로나 백신 부스터 샷을 맞았다.

당일 하루 몸이 좀 으슬으슬했다.

괜찮아지려니 했다.


화요일 그리고 수요일


달콤한 알코올의 속삭임이 있었다.


평소답지 않게

빼지 않고 오히려 참석했다.


답답했다.


튀어나온 배

써지지 않는 글

정리되지 않는 방

끝마치지 못하는 일과

스스로 인정 못하는 현실

눈치를 본다고 솔직하지 못함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부정적 감정

구멍이 나다 못해 바닥을 치는 통장 잔고


근래 들어 하루하루

작은 것조차 실패하는 나를 보고

힘을 내기가 힘들었다.


남들은 고사하고

자신에게 긍정적이고 힘이 되는 이야기는커녕

어떻게든 처절하게 스스로를 깎아내리려는 생각과 감정이 들었다.


상태 좋고

의지와 열정이 충만한

내가 아니었다.


딱히 너무 건전하게도

너무 파괴적이지도 않게

적당히 풀고 싶었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적당히 알딸딸해져서


다음날이 되었다고

다른 날이 되었다고

문제가 넘어갔다고

스스로 속이고 싶었다.


그래서 마셨다.


화요일 그리고 수요일


괜찮았다.


한두 잔 괜찮길래

한두병 마셨다.


오늘 오전 문자가 왔다.

백신 추가접종 3일째

음주를 자제하란다.


어쩌지...

이미 술은 마셨고

머리는 점점 띵해온다.


그동안 쓴 글들은 죄다 어디로 가고

이 상황이 되어서야 글이 나온다.

글이 브런치에 올라온다.


백신 부스터 샷에 알코올이 더해지니

항체가 만들어질지는 모르겠고

브런치 글 업로드에는 부스터가 걸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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