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브런치] Day09.
일을 쉬어야겠다고 마음먹고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있었다.
2018-2019년으로 이어진 창업을 실패하고 나서 다행히 새로운 회사에 합류해서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전동킥보드, 전동스쿠터 같은 스마트 모빌리티를 판매하기도 하고, 다양한 물품들을 수입, 수출하는 무역 업무와 마케팅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는 회사였다.
새로운 업무는 나한테 생소한 분야였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잘 적응해보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창업 기간인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몸을 혹사시킨 대가는 컸다.
몇 개월이 지나자 몸이 쉽게 지쳐가고 일에 대한 열정이 식어갔다.
그때가 되니 너무 성급하게 쉬지도 않고 일을 시작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회의감이 몰려왔다.
이미 업무효율이 떨어진 상태에서 하루하루 업무가 쌓여가는 상황이 늘어났고, 이대로는 회사에까지 피해를 끼치는 거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남들한테 피해 주는 것을 성격인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일에 있어서 더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어졌다.
당시 업무 중에 짧은 영상 홍보물을 만드는 것들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촬영과 편집을 하면서 예전에 영상을 만들 때의 희열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역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어울리는 사람인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지?
왜 두 번이나 망해가면서 창업을 하려고 했을까?
지금 하는 일은 왜 시작했지?
등과 같은 생각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심하고 미련 없이 퇴사했다.
그 뒤로 몇 개월간 일에서 손을 놓고 나를 내려놓고 방황도 해봤고,
통역 알바를 한다고 중국 공장에 가서 개고생도 해봤고,
나 자신을 탐구한답시고 10여 년 묵은 메모장들을 정리해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이북 형식으로 책도 써봤고,
취업과 이직도 했다.
이사를 해서 새로운 터전으로 옮겨왔고,
그 사이 짧고 굵은 만남도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명확해졌다.
콘텐츠 제작, 사업체 운영, 깨달음 수련 관련 서비스 구축 등
나에게 중요한 키워드들이 수면 위로 보다 명확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이 작년에 비해서 훨씬 구체화되었다.
어떤 공부가 더 필요하고, 하루를 어떤 부분에 더 투자를 해서 어떤 성과를 내야 하는지 더 확실하고 흔들림 없이 받아들여진다.
소소한 바람들을 정리해봤다.
1) 2020년 기획한 콘텐츠들이 시리즈 형식으로 만들어져서 만 명 이상의 구독자들에게 꾸준히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2) 회사에서 준비 중인 신사업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투자금 10배 이상의 수익이 난다.
3) 풍수 컨설팅 사업이 정식으로 운영되고 국내외 10건 이상의 대표적이고 성공적인 케이스가 만들어진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메워야 할 간극이 크지만, 지난 일 년 간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변화한 삶의 모습을 봤을 때, 노력 여하에 따라 절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지난 일 년 동안 막연했던 목표를 갖고서도 지금까지 달려온 것을 생각해봤을 때,
명확한 목표를 갖고 부딪히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할 것이다.
다음 일 년을 위해서 또 달려가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