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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방빵 Feb 25. 2020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예전에 필자가 대학다닐 때였던 것같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신해철님의 노래 제목 중에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라는 노래가 있었다. 필자가 학교 다닐 때 그 노래를 들은 이유는 노래 가사 보다는 멜로디가 좋아서였고, 가사라고 한다면 고작 제목 정도가 기억날 뿐이다. 왜냐하면 제목 자체가 당시로서는 너무 파격적이고, 특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이 제목과 같은 말을 들려주고 싶은 사람들이 생겨 이 글을 써보게 되었다.

Gettyimage  인용



회사에서 면접을 하며 지원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저 지원자들이 도대체 원하는게 뭘까? 이 회사가 정확하게 뭐하는 회사인지는 알고 지원한걸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본인은 알고 있을까? 스스로 말을 하면서도 어떤 의미의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고 있는걸까? 일을 시작해서 궁극적으로 본인이 목표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깊게" 생각은 해 봤을까?

물론, 사람에 따라 "깊게"라는 말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이미 직장 생활을 15년 이상 한 필자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직업에 대한 "깊이"와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려고 하는 취준생이 생각하는 직업에 대한 "깊이"는 단어만 같지 내용은 전혀 다를 것이다.

조직에서, 특히 대기업에서 면접장에 들어오는 면접관들은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면접관으로서 면접장에 들어온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밥벌이인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취준생들이 한 번쯤 더 해봤으면 좋겠다. 나 자신 보다, 때로는 가족들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직무 자체에 대해 더 절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들의 직업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생각하는 정도의 깊이까지는 아니더라도 Job에 대해 꽤나 깊은 생각을 하고 면접에 임하게 되면 면접관들과 "대화"가 비교적 잘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Gettyimage 인용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내가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왜 반드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이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되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이 회사의 이 Job을 잡지 못하면 차선책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의 고민 정도는 해보고 면접장에 들어 왔으면 좋겠다. 종종 어떤 지원자들은 '이 회사에 입사를 못하게 되면 내년에도, 후년에도 될 때까지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이 회사에 뼈를 묻겠습니다', '저는 무조건 이 회사에서 이 일을 해야 겠습니다' 등의 막무가내식으로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런 멘트는 나이 지긋하신 선배님들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고전이 되어 버렸고, 더이상 대기업의 면접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멘트다. 과거 선배들이 입사지원을 할 때와 같이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되지도 않고, 오히려 다소 무모하고, 계획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회사에 지원하기 전에(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이나 면접을 들어가기 전에)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회사에서 나한테 진짜로 원하는게 무엇일지 단 며칠 만이라도 진중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

Gettyimage 인용


요즘 면접 지원자들을 보면 대부분 질문에 답하는 훈련을 열심히 하고 와서 질문에 대해 막힘 없이 술술 답은 잘한다. 하지만 지원자들이 대답을 듣다 보면, 질문의 취지도 제대로 모른채 즉각즉각 답변을 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내가 저런 지원자와 함께 일할 수 있을까? 저런 지원자에게 업무를 지시하면 본인만의 생각을 가지고, 깊이 있는 결과물을 가지고 올 수 있을까? 적잖은 우려가 들어 결국 합격을 시키지 못하고, 아쉬워 했던 경험이 상당히 많았다.

이 글을 읽는 취준생들에게 제안해 보고 싶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뭘까?"라는 질문만을 가지고, 단 일주일만이라도 오롯이 혼자 여행을 떠나 심도 있게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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